제주항공 상무, 퇴직 전 ‘대주주요건’ 피하려 매도했나

입력 2021-01-0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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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항공에서 이스타항공과 인수합병(M&A)을 이끌었던 상무가 지난해 말 사임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 주식 중 일부를 매도했다. 지분가치를 10억 원 미만으로 낮춰 ‘대주주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매도로 읽힌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태윤 제주항공 상무는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점으로 임기를 남기고 사임했다. 회사 측은 ‘개인적인 이유’라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이스타항공의 M&A가 무산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그동안 김태윤 상무는 이스타항공 M&A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2013년 9월 제주항공 전략기획실장으로 이직한 후 2015년 9월 제주항공 재무기획본부장이 되면서 애경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스타항공 M&A에서 적극 참여했다.

지난해 1월에는 이스타항공 협력단장을 역임할 정도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는데 M&A가 무산된 후 김 상무의 입지가 애매해졌다. 협력단장과 겸직하던 정보전략본부장 자리에 외부 전문가가 영입되면서 역할은 더욱 축소됐다.

이에 따라 12월부터 김 상무는 퇴직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2463주를 1만8237원에 장내 매도했고, 29일 1000주를 1만7900원에 팔아치우면서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 지분을 줄여나갔다.

특히 사임 하루 전 30일에도 보유하고 있던 5000주를 1만7628원에 내다팔았는데 이는 대주주 지정을 피하기 위한 매도로 읽힌다. 공시는 결제일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 매도는 28일날 이뤄졌다. 세법상 12월 28일까지 주식을 10억 원 이상 들고 있으면 올해 4월부터 대주주로 지정돼 매도 시 22∼33%의 양도세(지방세 포함)를 내야하는데 지난 30일 종가 기준 김 상무의 지분 가치는 9억6876만 원으로 아슬하게 대주주요건 기준을 미충족했다.

앞서 김 상무는 지난 2015년 제주항공의 상장을 앞두고 신주 2만주를 주당 7000원에 매수할 수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았고, 상장 당시 2만4328주를 주당 3만원에 취득했다. 1만6529주는 지난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주당 1만3050원에 취득한 바 있다. 4년 동안 한 번도 지분을 줄이지 않았던 김 상무는 12월에만 8463주를 매도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경우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고, 일시적인 하락으로 판단해 당장 많은 지분을 팔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면서 “퇴직하는 임원의 경우 공시의무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일단 대주주 기준을 피한 후 원하는 타이밍에 주식을 매도하는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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