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다] 전용기 "병역법 개정안, BTS만을 위한 법 아냐…'병역 연기' 범위 확대돼야"

입력 2020-12-10 18:44 수정 2020-12-1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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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들에게 '병역'은 인생 설계를 하는데 엄청난 걸림돌이 됩니다. 병역법 개정안은 대중문화예술인들을 비롯한 신종 직군에 있는 20대 남성들에게 '병역 연기'라는 혜택을 점진적으로 줘서 권리를 누릴 수 있게끔 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이른바 '방탄소년단(BTS) 병역법'이라 불리는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안의 취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BTS 병역법'은 군 징집·소집을 연기할 수 있는 대상에 국가 위상과 품격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를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개정안에 따라 문화·훈포장을 받은 대중문화예술인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을 받으면 만 30세까지 입대를 늦출 수 있도록 대통령령 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행 병역법 60조에 따르면 △고등학교 이상의 학교에 다니는 학생 △사법연수원과 같은 연수기관의 과정을 이수 중인 사람 △국위선양을 한 체육 분야 우수자를 대상으로 최장 28세까지만 입영 연기를 허가해왔다. 단, 질병·취업·학교 입학시험 응시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유에 해당할 때엔 통산 2년의 범위에서 입영일을 연기할 수 있다.

병역법 개정안은 1일 재적 268인, 찬성 253인, 반대 2인, 기권 13인의 높은 찬성률로 가결됐지만 모호한 기준과 형평성을 두고선 여전히 논란이 존재한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법의 명확성이 떨어진다"며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BTS 병역법'을 대표 발의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투데이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용기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병역법 개정안은 방탄소년단 만을 위한 법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병역법 개정안은 방탄소년단 만을 위한 법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20대에 최고 역량 발휘하는 신종 직군 생겨…병역 연기 범위 넓어져야"

전용기 의원은 병역법 개정안의 취지에 대해 "대중문화예술인·e스포츠 선수처럼 10대에 연습하고 20대에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는 신종 직군들이 생겨났다"며 "이에 따라 병역 연기에 대한 범위도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대중문화예술인 병역 연기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용기 의원은 이번 병역법 개정안이 '병역 특례'가 아닌 '병역 연기'와 관련된 법안임을 강조했다. 병역 연기는 결국 현역 입영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병역 면제는 아직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누구나 공정하게 군대에 가야 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저는 면제보다 연기가 더욱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전용기 의원은 "실제로 20대 남성의 70%가 이미 대학교·대학원·공무원시험 등을 이유로 병역 연기를 받고 있다"면서 "(반면) 대중문화예술인·e스포츠 등 신종 직군에 있는 20대 남성들은 사실 공부보다 더 많은 활동을 해야 하는데도 병역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학과 대학원에 가는 불평등 문제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서 활동을 많이 하는 BTS 같은 경우에도 병역 연기를 위해서 대학원에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20대 남성들이 인생 설계를 하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병역'을 연기하는 혜택을 점진적으로 받게끔 하자는 취지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대중문화예술인들로 시작했지만, e스포츠 선수 등 신종 직군의 20대 남성들에게 혜택을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병역 연기=특혜'라고 지적하는 것은 고지식한 사고에서 나온 압박"

비록 일부이지만 병역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는 법안에 명시된 '대한민국의 대내외적 국가 위상과 품격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기준을 계량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병역 연기 기준에 대해 전용기 의원은 "시행령에 있는 훈장과 포상의 기준은 문화예술과 관련된 전문가들이 좀 더 명확하게 세울 것"이라며 "사실 BTS가 이번 기준에 포함될 것이라는 이야기 때문에 BTS가 벌어들인 외환 등 경제적인 가치 같은 게 기준이 될 것으로 일각에선 예상하는데, 아마도 그 부분이 기준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위상과 품격을 높였다'는 이른바 '국위선양'이라는 기준과 관련해선 "국위선양에 대한 개념이 바뀐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예전에는 스포츠나 학업이 국가를 알리는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병역 연기라는 혜택을 줬다면, 이제는 누구나 대학에 가고 대중문화예술인이나 e스포츠 선수처럼 누구나 자신의 방법으로 국위 선양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BTS를 비롯한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세계적으로 활동하면서 국위 선양을 하고 있는데도 오히려 이익이 있느냐 없느냐와 같은 상업적인 측면 때문에 평가가 절하되는 상황"이라며 "20대 남성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목표로 갈 수 있는 길은 충분히 열어주고 논의를 해야지 단순히 병역 연기를 가지고 특혜라고 지적하는 것은 굉장히 고지식한 사고에서 나온 압박"이라고 역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방탄소년단(BTS)으로부터 음악적 성과물과 메시지 등을 담은 '2039년 선물'을 받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방탄소년단(BTS)으로부터 음악적 성과물과 메시지 등을 담은 '2039년 선물'을 받고 있다. (뉴시스)

"병역법 개정안, BTS만을 위한 법안 아냐"

BTS 공식 팬클럽인 '아미'(ARMY)에서도 이번 병역법 개정안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미 BTS 멤버들이 입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정치권에서 '이슈 몰이'를 위해 BTS를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아미의 반발에 대해 전용기 의원은 "사실 일부 정치인들이 이슈 몰이를 위해서 BTS를 끌어들이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었다"라며 "아미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편할 것이다. 괜히 받지 않아도 될 오해들이 생길 수도 있고 그런 부분에서 팬이라면 당연히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고 이해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병역법 개정안은 대중문화 예술인들을 모두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BTS만을 향한 특정 법안이 아니다"라며 "사실 오래전부터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병역 연기에 관한 논의는 있었고 그 와중에 BTS가 있었던 것이다. BTS만을 위한 법안이 아니므로 불편한 오해를 만들 것도 없었고 이슈만을 위한 법안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용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병역법 개정안에는 e스포츠 선수도 포함될 예정이었으나 최종 발의 과정에서 빠졌다. 그는 "대중문화예술인과 관련해선 전부터 논의가 있었지만, e스포츠 선수와 같은 신종 직군은 갑자기 나온 논의였다"라며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연기를 먼저 해놓고 e스포츠 선수들을 단계적으로 추가 논의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 논의도 적극적인 공론화 과정을 통해서 추진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청년 정치인' 전용기 의원은 청년 관련 정책을 꾸준히 발의하는 데 대해 "당장 눈앞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제도권 내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청년 정치인' 전용기 의원은 청년 관련 정책을 꾸준히 발의하는 데 대해 "당장 눈앞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제도권 내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청년 문제에 관심 보여온 전용기 의원 "눈앞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

1991년생의 '청년 정치인' 전용기 의원은 병역법 개정안 외에도 유튜브 뒷광고 제재·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 주로 청년 세대들의 이슈로만 머물렀던 다양한 문제들에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게임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인 '인벤'과 '루리웹'에도 직접 글을 올려 주목받은 바 있다.

전용기 의원은 청년과 관련된 정책 발의를 꾸준히 하는 데 대해 "당장 눈앞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도권 내에서 청년들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제일 잘 아는 사람 편을 들어야지. 내가 아는 사람을 제쳐놓고 사실 다른 세대를 편 들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1대 첫 정기국회가 막을 내린 시점에서 전용기 의원이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법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그는 2030 청년들이 필요한 법안들을 중점적으로 발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행 군인재해보상법의 모호한 기준을 산업재해보상의 수준으로 상향하는 '군인재해보상법'과 중고거래 사기를 당했을 때 민사가 아닌 피해자의 구제를 우선으로 하는 '중고거래 벽돌방지법', 그리고 대학평의회·등록금심의위원회 등에 대학생의 참여를 늘리는 '대학민주화10법' 등의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역법 개정안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했던 것은 우리 사회가 너무 닫혀 있는 사회보다 조금 더 열려 있는 사회로 나갔으면 하는 것입니다. 청년 정치인들을 너무 정치인으로만 보지 말고 편하게 의견 주고받고 하는 동료로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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