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시대' 퇴근길 직장인이 편의점 배달원 된 사연은?

입력 2020-11-25 15:44 수정 2020-11-25 16:4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불황 속 '투잡' 나선 3040… 3차 코로나 재확산세, 도보 배달 시장 기폭제 될 가능성

# 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퇴근길이 심심치 않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배달 배정 요청(콜)을 빠르게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퇴근 동선과 겹치는 콜을 잡으면 귀갓길에 몇 천원을 쉽게 벌 수 있다. 다만 "배달 인력이 늘면서 콜을 잡을 때도 손이 빨라야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3040 직장인들 사이에서 퇴근 후 도보 배달 부업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 수요가 폭증하면서 배달 인력 수요도 덩달아 늘자 무급휴직, 근무시간 축소 등으로 수입이 줄어든 사람들이 동네에서 가벼운 일거리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보 배달의 매력은 퇴근 후 가볍게 운동이 되면서 시간 투입이 많지 않지만, 수입도 제법 쏠쏠하다는 점이다. 하루 2시간 정도 일하면 1만 원(건당 3000원 기준)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월 단위로 환산하면(4주 기준 평일 20일) 약 20만 원의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도보 배달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코로나 시대 일상 생활 속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편의점이다. 편의점은 전문 배달 대행업체와 손잡으면서 배달원은 일반인 도보 인력을 활용하는 등 근거리 배달 인프라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와 배달 시장의 성장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만큼, 특히 도보 배달 성장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올해 8월 선제적으로 도보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다. GS리테일이 선보인 '우리동네 딜리버리(이하 우딜)'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우친(우리동네딜리버리친구 : 배달자)이 도보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GS리테일은 서비스 론칭 당시 서울 지역에 한정했던 서비스 범위를 8월 말 전국 점포로 확장했다.

우딜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8월 19일 서비스 정식 론칭 이후 10월 말까지 약 2개월간 우친 수는 4만 명을 넘어섰다. 론칭 당시 GS리테일이 '연말까지 우친 1만 명'으로 잡은 목표가 무색하다.

우친의 주축은 '3040 남성'이다. 이날 GS리테일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우친의 남녀 구성비는 남성 70%, 여성 30%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0대 2.8% △20대 19.3% △30대 36.2% △40대 27.8% △50대 8.4% △60대 이상 5.5%를 차지했다. GS리테일은 "직장 생활을 하며 일상 반경이 넓은 직장인들이 부업 개념으로 배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 라이벌 CU의 성장세도 만만찮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달 도보 배달 전문 업체 엠지플레잉과 손잡고 근거리 도보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엠지플레잉은 지난해부터 국내 최초로 도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해 시장을 이끌어온 기업으로 현재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등을 대상으로 도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U 도보 배달 서비스는 요기요에서 주문이 접수되면 반경 1㎞ 이내에 있는 도보 배달원을 우선 연결하고 5분간 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륜차 배달원을 즉시 배차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문 업체와 손잡은 CU는 인프라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CU는 지난달 서울 지역을 시작으로 이달부터 전국으로 서비스 도입을 확장해 현재 1600개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달 셋째 주 서비스 이용 건수는 첫 주 대비 15% 늘었다.

CU의 도보 배달 서비스도 20대가 이끌고 있다. 도보 배달 서비스 연령별 구성비는 △20대(35.5%) △30대(25.2%) △40대(24.5%) △50대(11.0%) △60대(3.3%) 등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시대 구직난을 겪고 있는 젊은층들이 손쉬운 도보 배달에 뛰어들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달원이 늘고 있지만 배달 시장이 크는 속도는 이보다 10배 빠르다고 보면 된다"며 "최근 배달 요금제와 복지 등이 개선되며 본격적으로 '투잡'에 나서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국힙원탑' 민희진의 기자회견, 그 후 [해시태그]
  • [유하영의 금융TMI]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된 ‘정책금융’…부동산PF에도 통할까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번엔 독일행…글로벌 경영 박차
  • ‘이재명 입’에 달렸다...성공보다 실패 많았던 영수회담
  • ‘기후동행카드’ 청년 할인 대상 ‘만 19~39세’로 확대
  • "고구마에도 선이 있다"…'눈물의 여왕' 시청자들 분노 폭발
  • 투자자들, 전 세계 중앙은행 금리 인하 연기에 베팅
  • 잠자던 '구하라법', 숨통 트이나…유류분 제도 47년 만에 일부 '위헌'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4.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274,000
    • +0.3%
    • 이더리움
    • 4,741,000
    • +4.63%
    • 비트코인 캐시
    • 687,000
    • +0.51%
    • 리플
    • 744
    • +0%
    • 솔라나
    • 203,800
    • +2.16%
    • 에이다
    • 674
    • +1.97%
    • 이오스
    • 1,162
    • -1.02%
    • 트론
    • 173
    • -0.57%
    • 스텔라루멘
    • 164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050
    • +1.75%
    • 체인링크
    • 20,380
    • +0.05%
    • 샌드박스
    • 656
    • +1.0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