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성의 글로벌 인사이트] 바이든 시대의 한국 : 변화, 도전과 과제

입력 2020-11-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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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명예교수, 한국국제통상학회 고문

현지시간으로 11월 3일 화요일 미국 제46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가 진행되었다.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의 우세로 나타난 선거판세가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민주당 바이든 후보의 우세로 역전되어, 바이든 후보는 미국 역사상 최대의 득표(7700만 표)를 기록하면서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후보와의 격차는 약 500만 표로 당선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개표 중단 요구와 재검표 소송 제기로 당선 선언이 늦어지면서 인수위원회가 정상 가동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현재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조만간 연방대법원의 판단으로 결론이 나겠지만 현 상태에서 군인 가족 등 부재자 투표의 확인이 이루어지더라도 워낙 큰 표차라 당선자가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점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취할 정책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이며,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가이다. 워낙 불확실성이 커서 “예측가능한 것은 오로지 그의 예측불가능성뿐”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난감했던 경험을 상기해보면 이 문제는 우리에게 큰 도전이 된다. 민주당의 정강정책과 대선 공약을 참고하여 바이든의 정책을 정리하면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동맹을 통한 중국 견제, 둘째 다자협력체제의 복원, 그리고 친환경, 노동, 인권 등 가치의 실현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메르켈 총리, 마크롱 대통령 등 유럽 정상과 통화할 때 제일성이 “미국이 돌아왔다”라고 한다. 우리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는 동아시아의 ‘핵심축’(linchpin)이라고 했다. 이는 미국이 유럽 등 동맹과 협력하여 중국 및 러시아에 대처하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트럼프 시대에 극명히 드러난 중국-러시아-북한연합을 동맹을 복원하여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동맹의 강조는 그간의 애매한 전략적 모호성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고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다자체제의 복원은 우리에게 반가운 소식으로 들린다. 그동안 세계무역기구(WTO)가 중국에 불공정하게 혜택을 부여하여 성장시킨 기구라고 비난하며 상소기구 위원 임명을 반대하는 등 무력화를 시도해왔던 미국, 이에 따라 무역확장법 232조와 종합통상법 301조의 일방주의로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와 유럽에 통상 제재를 가했던 미국이 다자체제로 돌아오겠다는 것은 무역으로 경제를 일으켜온 우리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실질적으로 어떤 조치를 통하여 복원하는가이다. 중국을 향한 ‘보조금 규정’의 강화는 조선산업 등 이 조항을 근거로 피소받고 있는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환경 분야이다. 향후 4년간 2조 달러를 친환경 인프라 등에 투입하겠다는 공약이다. 취임 후 바로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고, 2025년까지 탄소조정세(CAF)를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이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연합(EU)이 제안한 탄소국경조정제도(CBA)와 함께 우리를 포함한 신흥국들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우리 산업에 좋은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정강의 기조를 이루고 있는 노동 및 인권의 ‘가치로서의 중시’는 미국이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북미자유무역협정 개정 때와 같이 강화된 환경 및 노동조항을 삽입하자고 주장할 수 있다.

동맹관계를 무시하고 경제적 이해득실만으로 상대를 대해왔던 트럼프 시대와 달리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여 통상제재를 자제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우리는 확실히 미국의 동맹국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한편,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다자원칙과 자유무역을 천명함으로써 보복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미국이 경제번영네트워크(EPN)와 같은 경제동맹에의 참여를 압박해올 때, 중국에게는 15일 타결을 선언한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우리도 포함되어 있음을 상기하여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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