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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e스포츠 지원 계획은 헛발질...은퇴 후 대안 마련해야”

입력 2020-11-12 16:47

▲왼쪽부터 성승헌 캐스터, 이창석(갱맘) 슈퍼매시브 코치, 김목경 샌드박스 게이밍 감독, 김혁수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장, 이종엽 GEN.G 이스포츠 이사, 오지환 팀 다이나믹스 대표, 이도경 이상헌의원실 비서관 (박소은 기자 gogumee@)
▲왼쪽부터 성승헌 캐스터, 이창석(갱맘) 슈퍼매시브 코치, 김목경 샌드박스 게이밍 감독, 김혁수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장, 이종엽 GEN.G 이스포츠 이사, 오지환 팀 다이나믹스 대표, 이도경 이상헌의원실 비서관 (박소은 기자 gogumee@)

“단적으로 얘기해보겠습니다. 올해 롤드컵에서 우승한 담원게이밍 선수들 중 만약 한 명이라도 계약이 올해 끝났다면, 머니 게임으로 중국에 유출되지 않았을까요. 이 상황을 막을 방법이 무엇이냐가 e스포츠 산업에 대한 우리나라의 우위를 어떻게 지켜낼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오지환 팀 다이나믹스 대표)

e스포츠 산업 속 대한민국의 입지를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한국 e스포츠 재도약을 말하다’가 12일 국회에서 개최됐다. 막대한 자본을 등에 업은 중국과 전통적 e스포츠 강호로 간주되는 미국‧유럽 틈바구니 속. 한국의 프로게이머라는 뛰어난 인적 자원을 어떻게 살려야 하며 현 시점에서 한국 e스포츠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는 자리였다.

이번 행사는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축사를 맡았고. 이종엽 젠지 e스포츠 이사가 ‘상향 평준화 속 e스포츠 강국 위상 되찾으려면’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이후 제2세션에서 김혁수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장이 ‘종주국 한국, e스포츠 표준(거버넌스) 제시하려면’을 발표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김목경 샌드박스 게이밍 감독, 오지환 팀 다이나믹스 대표, 이도경 이상헌 의원실 비서관, 이창석(갱맘) 슈퍼매시브 코치가 참석했다. 사회는 성승헌 캐스터가 맡았다.

포럼에서는 e스포츠 산업 속 중국의 부상이 공통된 문제의식으로 대두됐다.

이종엽 이사는 “2018년 베이징에 젠지 사무실을 열었는데 상해에서 사무실 이전을 요청하더라”라며 “행정적 지원을 비롯해 여러 인센티브와 물질적인 지원이 이어지더라. 얼마나 e스포츠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e스포츠 실태조사(2019)’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138억 6000만 원으로 추산된다.

2018년 글로벌 e스포츠 규모인 8억 6500만 달러에 비하면 15.1%에 불과하다.

이종엽 이사는 “우리나라가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하면서 따라잡혔냐고 하지만, 사실상 우리가 (다른 나라들을) 지금 쫓아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 상황을 타개할 대안은 없을까.

오지환 대표는 “국가적 산업의 규모로 중국이나 미국을 이기긴 어렵다”라며 “머니게임으로 이길 순 없겠지만 우리의 장점은 ‘선수’인 만큼 선수 육성에 집중하고 정부 지원도 이런 선수들의 경쟁력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e스포츠 육성 방안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월 ‘2020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 △한ㆍ중ㆍ일 e스포츠 국가대항전 신설 △100여개 PC방 e스포츠 시설로 지정 △e스포츠 표준계약서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 사업은 이상헌 의원이 지난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오지환 대표도 “정부 지원이 헛발질이라는 평가들이 있는데 그 평가에 동의한다. 정부지원은 풀뿌리 생활체육보다 프로 스포츠 산업의 육성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라며 “대한민국 e스포츠는 이미 생활스포츠로 인기도 충분하고 전국에 1만 개가 넘는 pc방 인프라가 이미 마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e스포츠 실태조사(2019)' 발췌)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e스포츠 실태조사(2019)' 발췌)

프로게이머 선수들의 처우 문제도 다뤄졌다. 콘진원의 ‘e스포츠 실태조사(2019)’에 따르면 프로 선수의 평균 연령은 21.2세, 평균 경력은 프로 3.6년으로 나타났다. 보통 중학생 시절부터 육성군 활동에 들어가 고등학생 때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하는 셈이다.

오지환 대표는 “프로게이머 은퇴 후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60~70%의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군대에 가면서 커리어가 중단된다”라며 “최근 e스포츠 관련 학과를 만드는 대학들이 많아졌는데, 선수 육성보다 은퇴 후 재사회화할 수 있는 대안과정을 만들고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제언했다.

김목경 감독도 “선수들에게도 본인에게도 은퇴 이후 할 수 있는 게 뭘지 생각을 많이 해봤지만, 선수ㆍ감독ㆍ코치ㆍ사무국을 제외하고는 대안이 없더라”라며 “정부에서 교육기관이나 전문적인 직업을 지원한다고 하면 은퇴를 하고 난 이후에도 안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구단의 혁신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다.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이 e스포츠에서 세대교체를 이미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목경 감독은 “프로팀 코치로 있으면서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가 너무 없다고 느꼈다. LCK에서는 경험이 없는 선수를 쓰는 걸 구단이 꺼리기 때문”이라며 “이적 시장이 열려도 새로운 선수보다 항상 있던 선수들이 팀만 바꿔서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구단들이 선수 육성에 신경을 쓰되, 운영뿐 아니라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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