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지쳐가는 항공 종사자...1만 명 이미 일자리 떠나

입력 2020-11-01 15:00 수정 2020-11-0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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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조종사ㆍ승무원 대량 구조조정 사태 일어날까 두려워해

▲항공 업황이 악화되자 투잡을 뛰는 항공 종사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는 아예 업계를 떠나 이직 준비를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항공 업황이 악화되자 투잡을 뛰는 항공 종사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는 아예 업계를 떠나 이직 준비를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꿈의 직장. 3~4년 전만 하더라도 항공사 직원들은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해외에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봉도 일반 기업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항공기 조종사, 승무원들은 ‘연민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업황이 언제 반등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전망만 나오기 때문이다.

항공 종사자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애써 “괜찮다”라고 말하지만 당장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지 막막한 상황에 부닥쳤다.

"사내 규정 어긋나지만…생계 위해 투잡 뛸 수밖에 없어"

휴직 중인 항공사 직원들은 먹고살기 위해 투잡을 뛰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부기장 B씨는 “휴직 기간 택배 일을 한 적이 있다”며 “파일럿이 되기 위해 몇억 원을 가까이 쓰며 젊은 시절을 보냈는데, 지금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부닥치니 답답하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일종의 부업을 뛰는 건 사내 규정상 위반이다. 그러나 또 다른 LCC 직원인 C씨는 “생계를 위해 뭐든 해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기 위해 지인 카페에서 현금을 받으며 아르바이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에서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30대 조종사 D씨는 “최근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다”며 “주위의 시선 때문에 과거에 어떤 일을 했는지 이력서에 일절 적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인들은 경력을 살려 다른 항공사에 가면 안 되냐고 말한다”며 “하지만 다른 항공사들도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 경력 공채는 꿈같은 이야기이다. 언제 다시 비행기 조종실로 되돌아갈지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지친 조종사ㆍ승무원들…1년 동안 1만 명 이상 항공업계 떠나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항공 종사자들은 하루빨리 예년처럼 일하길 원하지만, 항공 업황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올해 중순이면 잠잠해질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다.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서는 하늘길 빗장을 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이상 국제선 재개가 여행 수요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9월 국제선 이용객 수는 19만6791명으로, 전년 동기(680만3109명) 대비 97% 줄었다.

일부 조종사, 승무원들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항공업계를 떠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항공ㆍ공항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우리나라 항공운송업 상용근로자 수는 2만2675명이다. 작년 같은 기간(3만2751명)보다 1만 명 이상 감소했다.

항공사들에 대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지난달 종료되는 만큼 퇴사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형항공사에 근무 중인 최씨(40대)는 “아직 퇴사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만큼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업체들처럼 구조조정 일어날까 두려워하는 항공사 직원들

남아 있는 항공 종사자들은 혹시 대량 구조조정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해외 항공사들은 재정 위기로 일찌감치 대규모 인력 감축을 시행했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9월 항공기 정규직 조종사 11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6월 조종사 해고 규모(600여 명)와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 아메리칸항공은 지난달 전체 인력의 30%에 해당하는 1만9000명을 감원했다.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도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으로 직원 6000명 감원에 나선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항공사들이 생존을 위해 여객기를 화물기로 바꾸는 등 여러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제선 여객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실적 회복도 어려운 만큼 여러모로 답답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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