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머리띠 두르던 민노총의 변신…‘뉴워커 프로젝트: 파워업스토어’ 가보니

입력 2020-10-23 18:03 수정 2020-10-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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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5일 민주노총 ‘뉴워커 프로젝트’ 팝업스토어 오픈
스티커, 테이프, 룸 스프레이 …귀여운 고양이 굿즈 눈길

▲민주노총은 23일부터 3일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뉴워커 프로젝트: 파워업스토어’를 연다. (안유리 수습기자 inglass@)
▲민주노총은 23일부터 3일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뉴워커 프로젝트: 파워업스토어’를 연다. (안유리 수습기자 inglass@)

초록, 고양이, 귀여움… 연남동 맛집 사이에 숨어있던 민주노총 팝업스토어인 ‘뉴워커 프로젝트: 파워업스토어’의 첫인상이다.

민주노총하면 으레 연상되는 붉은 머리띠, 커다란 깃발 같은 건 없었다. 강한 문구의 피켓 대신 ‘상쾌한 반차의 맛, 페퍼민트 티’와 같은 재치있는 문구가 가득했고, 커다란 깃발 대신 귀여운 캣타워가 한쪽 벽면을 장식했다. 매장 내에는 노동가요 대신 카페에서 들을 법한 팝송이 흘렀다.

▲‘뉴워커 프로젝트: 파워업스토어’에 고양이 캔과 함께 놓인 ‘뉴워커 프로젝트’ 엽서. 고양이들은 각각 타투이스트, 디자이너, 배달노동자를 상징한다.  (안유리 수습기자 inglass@)
▲‘뉴워커 프로젝트: 파워업스토어’에 고양이 캔과 함께 놓인 ‘뉴워커 프로젝트’ 엽서. 고양이들은 각각 타투이스트, 디자이너, 배달노동자를 상징한다. (안유리 수습기자 inglass@)

민주노총이 23일부터 3일간 연남동 Bbox에서 팝업스토어를 연다. 진중하고 비장했던 이미지를 벗기 위한 ‘뉴워커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뉴워커 프로젝트’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불리는 청년세대와 N잡러, 프리랜서 등 기존 노동자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대를 포용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다.

팝업스토어는 민주노총 기존 로고인 빨간색 대신 보색인 초록색 고양이 그림으로 가득했다. 고양이는 젊은 감성과 함께 민주노총이 품고자 하는 새로운 노동자의 모습을 상징한다. 타투이스트. 디자이너, 배달노동자를 나타낸 고양이는 젊은 노동자의 페르소나로서, ‘뉴워커 프로젝트’가 앞으로 기존 노동자의 기준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들을 이해하고 포용하겠다는 걸 보여준다.

▲‘뉴워커 프로젝트: 파워업스토어’가 열리는 기간동안 ‘새일꾼’을 구입하면 파우치를 증정한다. (안유리 수습기자 inglass@)
▲‘뉴워커 프로젝트: 파워업스토어’가 열리는 기간동안 ‘새일꾼’을 구입하면 파우치를 증정한다. (안유리 수습기자 inglass@)

엽서·포스터·마스킹테이프·비누·룸 스프레이 등 귀여운 굿즈들이 가득했지만,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건 잡지 ‘새일꾼’이었다.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잡지 안에는 콘텐츠 기획 자영업자·영화감독·타투이스트 등 그간 노동자로 인식되지 않았던 다양한 직업군의 이야기가 실렸다. 노동에 관한 책을 선별해 놓은 북 큐레이션 코너도 흥미로웠다.

새로운 시도 속에서도 민주노총이 추구하는 ‘전태일 정신’은 그대로 담겨 있었다. 팝업스토어 한쪽 벽면에는 전태일 평전 속 34가지 문장이 담긴 책갈피가 전시돼 있었다. 마음에 드는 문구 중 하나를 책갈피로 선물 받을 수도 있었다. 또 다른 벽면에는 ‘뉴워커 프로젝트’가 올 한해 만난 여성노동자의 폴라로이드 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민주노총 관계자는 폴라로이드 사진을 소개하며 “지금까지 37명을 만났는데, 올해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50명을 만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뉴워커 프로젝트: 파워업스토어’에서 캐모마일차 티백은 ‘느긋한 월차의 맛’, 페퍼민트차는 ‘상쾌한 반차의 맛’, 보이차 티백은 ‘드디어 맛보는 연차의 맛’으로 소개했다.  (안유리 수습기자 inglass@)
▲‘뉴워커 프로젝트: 파워업스토어’에서 캐모마일차 티백은 ‘느긋한 월차의 맛’, 페퍼민트차는 ‘상쾌한 반차의 맛’, 보이차 티백은 ‘드디어 맛보는 연차의 맛’으로 소개했다. (안유리 수습기자 inglass@)

기자가 방문한 시간은 금요일(23일) 낮이라 골목 자체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팝업스토어에는 꾸준하게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귀여운 고양이 그림들이 점심을 먹으러 근처에 온 직장인부터 데이트하던 커플까지 지나가던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조합원 96만8000명(고용노동부 공식 집계결과)으로 제1 노총으로 등극했다. 올해 초 유튜브 채널 ‘에네넨’을 열고, 캐릭터 ‘민총이’를 만드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하지만 7월 노사정 협약을 두고 지도부가 사퇴하는 등 극심한 내홍을 겪었으면서, 제1 노총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뉴워커 프로젝트: 파워업스토어’ 내부 모습.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안유리 수습기자 inglass@)
▲‘뉴워커 프로젝트: 파워업스토어’ 내부 모습.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안유리 수습기자 inglass@)

3개월째 멈춰있던 유튜브 채널 ‘에네넨’에 10월 20일 ‘뉴워커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뉴워커 프로젝트’가 팝업스토어를 시작으로 민주노총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뉴워커 프로젝트: 파워업스토어‘는 연남동 Bbox(서울 마포구 성미산로29안길 18)에서 23일부터 3일간 정오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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