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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한방 아니면 희망 없다"…'영끌ㆍ빚투'에 빠진 2030

입력 2020-10-07 05:00 수정 2020-10-07 09:25

2030 '동학개미운동' 선봉…신용잔고 17조 사상 최대

7월 서울 아파트 거래 33.4%가 30대…'패닉바잉' 주도
"성공하는 건 소수에 불과, 상당수 무리한 투자로 빚더미"

사립대 교직원 정민수(35·가명) 씨는 올해 3월 ‘내 집’을 마련했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돈을 끌어모은) 투자’를 통해서다. 주택담보대출을 2억 원 가까이 받고, 신용대출도 1억 원이나 당겼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탓에 매달 월급의 약 70%가 대출 원리금으로 빠져나간다. 그래도 정 씨는 집 구매를 후회하지 않는다. 6개월도 안 돼 집값이 ‘억 단위’로 뛰어서다.

정 씨는 “집값이 오른 걸 확인했을 때 든 생각은 ‘돈 벌었다’가 아니라, ‘그때 사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못 샀을 것’이었다”며 “돈 모으는 속도보다 집값 오르는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빚을 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선 나를 투기꾼으로 모는 사람도 있는데, 그들은 이미 유주택자이고 집값 상승으로 이득을 본 사람들”이라며 “집을 사는 방법은 자유다. 돈 없는 사람이 집을 산 게 비난받을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빚투(빚내 투자)’는 이제 하나의 사회 현상이다. 20·30대를 주축으로 너나 할 것 없이 빚투와 영끌 투자에 나선다.

부동산에는 30대가 가장 적극적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1만6002가구)의 33.4%가 30대 매입분이었다. ‘지금 못 사면 영영 못 산다’는 불안감이 ‘패닉바잉(공포매수)’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20·30대에 불리한 청약제도에 대한 불만도 반영됐다.

20·30대 공통적으론 금융상품 투자가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매수 열풍을 일으켰는데 그 주축도 20·30대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입수한 6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 키움증권)의 신용공여 잔액 자료에 따르면, 20대 이하 신용공여 잔액은 올 상반기 7654억 원으로 2017년 말보다 138.8% 급증했다. 이어 30대가 2조4472억 원으로 39.4% 늘어 전 연령대 중 2위를 기록했다. 20·30대는 가상화폐 열풍이 한창이던 2018년 말에도 ‘빚투’를 이끌었던 연령대다.

직장인 박상훈(26·가명) 씨는 현재 월급의 약 60%를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 총투자금액은 3000만 원 정도다. 6년 전 처음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는 박 씨의 소신은 확고하다. 그는 “저위험·저수익 투자 방식으로는 돈을 불리기 힘들다”며 “저축도 중요하지만 돈을 키우기 위해선 소액으로 고위험성 투자를 해야 하는 과감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티끌은 모아봐야 티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빚투는 20·30대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처음으로 17조 원을 넘어섰다. 신용거래융자는 보유 주식 등을 담보로 한 대출이다. 올 들어 9조~10조 원 수준을 유지하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3월 증시 하락과 함께 6조 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7월 14조 원, 8월 15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만에 17조 원도 돌파했다.

한 방을 포기한 청년들은 ‘플렉스(flex·사치품 구매를 과시)’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을 위로한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말하면 이미 구세대다. 경차·소형차 주고객이었던 20·30대 직장인들이 이제는 수입차로 몰린다. 독일 수입차 브랜드인 BMW의 경우, 상반기 구매자의 절반이 20·30대였다. 20대는 명품시장에서도 ‘큰손’으로 급부상 중이다.

물론, 투자에 성공하는 건 소수다. 주식 투자자의 상당수는 원금을 잃고 원치 않는 ‘존버(‘속어 x나게 버틴다’의 줄임말)’가 되고, 부동산 투자자의 상당수는 원리금 압박에 시달린다.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김상호 씨(34·가명)도 일이 잘 안 풀리자 2년 전 인생을 건 도박을 감행했다. 대출을 한도까지 끌어모아 주식에 올인했다. 대부업에도 손을 댔다. 얼마 후 해당 주식은 상장폐기됐다. 박 씨는 30대 초반에 억대 빚쟁이가 됐다. 현재 개인회생 중인 박 씨는 요즘 빚투에 뛰어드는 또래들을 보면 걱정만 앞선다. 그는 “그땐 단지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며 “아무런 준비도 없이 한 방을 기대했던 철없던 모습이 후회스럽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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