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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희의 뉴스카트] 20년 전 영화 속 과오 되풀이하는 신용정보법

입력 2020-09-15 15:37

1998년 개봉한 윌 스미스 주연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는 우연히 국가안보국의 비리 증거를 확보하게 된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에서 주인공 딘은 거대한 국가 권력의 제거 대상으로 지목되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도·감청당하는 처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 정부의 부조리에 맞서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당시 국가안보국은 도·감청을 합법화하기 위해 살인마저 서슴지 않는다.

신용정보의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한국온라인쇼핑협회(이하 협회)와 정부의 갈등이 불거지는 것을 보며 문득 20년도 넘은 옛 영화의 장면들이 머릿 속을 스친다. 1998년은 PCS가 등장하며 휴대전화의 보급이 시작되던 시기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길목이던 1990년대 후반 개봉한 영화가 던지는 화두는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 사건부터 코로나 확산으로 작성한 방명록의 정보유출까지 현대의 각종 사건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시작된 식당과 카페의 방명록 작성은 질병의 확산을 막고 감염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측면만 부각돼 시행했으나 결국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이름을 제외한 연락처만 기재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이를 개선한 것이다.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정부와 온라인쇼핑업계가 반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흩어진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고 재무 현황·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금융상품 등을 추천하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을 위해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에 나섰다. 협회 회원사들은 마이테이터 사업자로 이용고객들의 정보를 데이터화해 제공해야 한다. 정부가 협회와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해 선결돼야할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대화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지난 4일 마이데이터 사업자인 협회 회원사들이 제공해야할 신용정보에 주문내역 정보를 포함시키는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금융위는 내년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에 앞서 지난 10일 온라인쇼핑몰 관계자들을 불러 주문내역정보 제공과 관련해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업계 불참으로 회의가 무산됐다.

주문내역 포함에 대해 협회 회원사들은 지나친 개인정보 침해를 이유로 반발하며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해당 조항의 삭제 없이는 대화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회의를 보이콧했다. 협회는 “금융위가 일방적으로 주문내역을 포함시켰다”며 “개인의 신용을 평가할 기준에 주문내역이 반드시 포함돼야할 사항이냐”고 되물었다. 주문내역은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포함된 만큼 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외려 데이터산업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주문내역이 공개된다면 어떤 제품을 자주 구매하는지에 따라 가족 구성원을 유추할 수 있고 반려동물을 키우는지 등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또 정치적인 성향과 공개하고 싶지 않은 정보까지 드러날 수도 있다.

협회는 숙박업소를 예약하고 항공권을 결제한 내역부터 성인용품이나 요실금팬티, 임신 관련 용품 구매 내역 등이 낱낱이 드러난다면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에 동의할 소비자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금융위의 주문내역 공개 요구에 맞서 협회가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의 주인공 딘처럼 짜릿한 승리(?)를 거두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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