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대표팀 데뷰전, 관망한 '샤이개미'

입력 2020-09-07 16:38 수정 2020-09-0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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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뉴딜주가지수’ 첫선...고민 커진 ‘동학개미’에 활력 불어넣을까

▲뉴딜지수
▲뉴딜지수

“SK바이오팜 같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한가)은 아니지만, 비우량주 투자로 마음졸이는 것보다야…. ” vs. “‘통일은 대박’(박근혜 정부)이란 말에 쪽박 찼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했다가 ‘영털’(영혼까지 털린다)하면 어째…. ”

7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뉴딜펀드’를 놓고 입씨름이 벌어졌다. 이날은 ‘한국판 뉴딜정책’에 대한 첫 국민평가 무대가 열린 하루다. 정부 뉴딜정책의 대표 기업들로 만들어진 ‘KRX BBIG K-뉴딜지수’가 첫선을 보였다. 결과는 1.22%(38.12포인트) 내린 3094.98포인트였다. 이 지수는 데이터센터나 신재생에너지 등 정부 뉴딜정책과 이를 대표하는 기업들에 대한 시장 기대를 담고 있다.

시장 평가는 ‘샤이(shy) 개미’에 무게가 실린다. 정책 수혜주에 대한 정확한 색채를 드러내지 않은 채 지수별 평가가 갈렸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평소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을 숨기는 것을 가리켜 흔히 ‘샤이(shy)계층’이라 부른다.

다만 스마트대한민국펀드·성장사다리펀드 같은 정책펀드는 지금도 있지만, 정부가 다수 국민도 투자할 만한 펀드를 만들겠다고 나선 만큼 관련 종목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K-뉴딜 주가지수 첫선, 내림세로 첫 출발 알려

이날 ‘KRX BBIG K-뉴딜지수’는 1.22%(38.12포인트) 내린 3094.98포인트를 기록했다. 섹터별 반응은 달랐다. 바이오 섹터만 나 홀로 상승세를 보였다 ‘KRX 바이오 K-뉴딜지수’는 전장 대비 63.86포인트(1.84%) 상승한 3540.55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2.34%, ‘KRX 인터넷 K-뉴딜지수’는 -1.92%, ‘KRX 게임 K-뉴딜지수’는 -0.64% 내림세로 첫 출발을 알렸다.

지수 오름폭이 크지 않았던 데는 나라밖 변수 때문이란 분석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폭락 여파가 국내 증시에 부정적 신호를 주고 있다는 것. 유명 헤지펀드 운영자 빌 애크먼은 ‘블룸버그’ 텔레비전에 나와 “주가 상승이 끝났다는 신호는 분명 아니지만, 미국 역사상 아주 불확실한 시절이 다가오고 있다고 본다. 증시는 불확실성을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누적된 피로감도 한 몫을 차지한다.

시장 기대가 크다는 것은 수익률이 말해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종가 기준 K-뉴딜지수에 편입되는 40개 종목의 평균 시가총액 증가율은 전년 말 대비 100.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 오르는 데 그쳤다. 40개 종목 중 오르지 않은 종목은 아프리카TV 1개뿐이었다. 업종별로는 올해 들어 바이오 업종 10개 종목의 시가총액이 평균 187.27% 올라 가장 크게 성장했다. 이어 2차전지(89.15%), 인터넷(74.92%), 게임(50.16%) 순으로 뒤를 이었다.

◇시중 유동성을 흡수라는데 성공할 것인가.

정부 관계부처에 따르면 일반 국민은 민간 공모펀드를 통해 정책형 뉴딜펀드에 투자하거나 뉴딜 인프라펀드, 민간 뉴딜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정부는 20조 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에서 일반 국민의 참여가 최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건은 뉴딜 펀드가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얼마나 흥행에 성공할 것인지다. 정책형 뉴딜펀드의 경우 정부가 “사실상 원금보장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고 나선 만큼 안전 추구형 투자자들이 충분히 매력을 느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형 뉴딜펀드는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이 평균 35%를 출자해 민간 자금 65%와 매칭하는 구조인데, 정부 재정 약 10%는 후순위로 출자해 위험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 투자자로서는 수익률이 -10%까지 떨어지더라도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셈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형 뉴딜펀드는 굉장히 안전성이 높아서 기대 수익률이 2%대 중반만 되더라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콩계 증권사인 CLSA도 흥행을 간접 인정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펀드 매니저 데뷔’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문재인 정부가 뉴딜 펀드 조성을 통해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다고 분석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부동산 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옮겨 부동산 가격을 낮추고, 펀드로 사람들에게 투자 이익을 제공해 표를 얻고자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수익률이다. ‘동학개미’를 붙잡기에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정부는 공모형 인프라펀드의 운용 기간을 5∼7년으로 제시했다. 여유자금이 많지 않은 서민·중산층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고채(현재 3년물이 0.9%대) 이자보다는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기간 돈이 묶이는 것까지 고려하면 실제 수익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2020년 7월 기준)는 연 0.94%다.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2020년 9월 7일 기준)은 각각 연 0.973%, 1.572%다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것이란 지적도 있다.

CLSA는 한국거래소가 만든 뉴딜지수에 포함된 기업은 혜택을 받지만, 뉴딜 펀드 계획에서 소외된 기업들은 ‘패자(losers)’가 될 것이라고도 걱정했다. CLSA는 “이미 뜨거운 BBIG주에 기름을 끼얹는, 정부의 시장 개입에 경악(appall)했다”며 “정부가 큰 거품을 조장하는 데 앞장선 꼴”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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