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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기획] 정운영 금행넷 의장 “금융소비자 중심 생태계에서 시장 신뢰회복 해법 찾아야”

입력 2020-08-31 05:00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의장은 금융문화 운동, 금융회사와 소비자 사이 소통을 이끌어내는 상생 모델 개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금융위의 금융 옴부즈만(소비자 중소금융)에 위촉되어 현장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과행복네트워크)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의장은 금융문화 운동, 금융회사와 소비자 사이 소통을 이끌어내는 상생 모델 개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금융위의 금융 옴부즈만(소비자 중소금융)에 위촉되어 현장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과행복네트워크)

“금융시장은 규제와 상생의 균형이 공존해야 하는 플랫폼이다. 금융소비자 중심의 옥석 가리기로 상생 모델을 고민해야 할 때다. ‘금융안정’을 넘어 ‘금융소비자 지향’의 시장을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의 역할을 다하겠다”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금행넷) 의장<사진>은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소비자 중심의 금융 상품 개발ㆍ판매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금융산업에 대한 불신도 잠식시키면서 시장도 더 활발해질 것”이라며 “이는 사회가 함께 오랜 시간 공들여 함께 풀어야 할 숙제지만 제2, 제3의 라임ㆍ옵티머스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오늘날 국내 금융 산업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옵티머스 사태 이전에 이미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 연이은 금융사고가 터지면서다. 국내 굴지의 은행들까지도 판매사로 얽히면서 금융 산업의 신뢰도는 추락했다. 금융당국과 업계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동안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 몫이 됐다.

이처럼 금융사고가 잇따르자 ‘금융소비자 보호’는 우리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사회적 관심이 모이면서 그동안 합의가 어려웠던 ‘금융소비자보호법’도 8여 년 만에 통과됐다. 이같은 움직임 뒤에는 많은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가능했다. 정운영 금행넷 의장도 힘을 보태면서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금융시장 정보 비대칭성…금융소비자 보호 생태계 구축 필요해”

정 의장은 금행넷을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금행넷은 2016년 우리 삶 속에서 금융이 ‘투입 자원(input)’이라면 ‘결과물(output)’은 행복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모여 설립됐다. 같은 해, 금융위원회의 비영리 사단법인 정식인가를 받았다. 금융전문단체가 금융위 금융소비자과의 인가를 받은 사례는 흔치 않아 당시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그는 “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금융소비자들은 약자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공급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첫 발걸음은 미약했지만, 차근차근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며 “최근 3년 반 동안 많은 구성원의 협력과 도움이 있었기에 열심히 달려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소비자 보호’의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뛰고 있다. 올해는 금융위의 금융 옴부즈만(소비자 중소금융)에 위촉되어 현장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금융문화 운동, 금융윤리 인식 확대, 금융 회사와 소비자 사이 소통을 이끌어내는 상생 모델 개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시민들을 만나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대신에 그는 지난해 개설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정 의장은 “재미있는 금융문화 운동에 대해 고민하다 지난해 유튜브 ‘금행넷TV’ 채널을 개설했다”며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쉽고 유익한’ 금융 이야기로 금융소비자를 만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운영 의장은 연구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금행넷은 한국은행과 함께 ‘금융행복지수’ 개발을 위해 기초 연구를 진행했다. 금융소비자 역량 강화를 교육에만 의존하기보다 실질적인 정책 마련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취지에서다. 이미 미국과 영국은 각각 ‘금융웰빙’과 ‘금융웰니스’이라는 관련 성과평가 척도를 개발해 정책에도 반영하고 있다. 2014년 말부터 이미 두 국가는 이를 측정하기 위한 깊이 있는 연구를 시작했다.

정 의장은 “현재 금융웰빙지수는 OECD가 제안한 척도가 있지만 국내 금융 시장 환경을 고려한 측정 지표는 없다“며 “우리나라도 관련 지표를 개발한다면 금융소비자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지표는 국가통계로 포함시켜 지속해서 측정하는 방향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금융위, 한국은행과 금감원 등 금융당국이 관련 지수 개발에 앞장서줄 것을 제언했다.

◇“닻 올린 금소법, 실효성 있는 시행령 위해 머리 맞대야”

정 의장은 최근 대규모 금융사고를 보면서 ‘소비자보호 안전망’과 ‘금융인의 윤리 의식’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의 통과가 끝이 아닌 시작인 이유다.

정 의장은 최근 잇따른 금융사고에 대해 “최근 연이은 대규모 금융소비자 피해 사례는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며 “이렇게 유사한 사태는 지속해서 발생했던 문제”라고 짚었다. 올해 금소법 통과가 급물살을 탄 배경에는 소비자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3월, 금소법은 발의된 지 8년여 만에 본회의를 가까스로 통과했다. 금소법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18대 국회에 처음 발의됐지만, 통과까지 난항을 겪었다. 회기마다 법안이 제출됐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거나, 금융소비자원 신설 등 조직개편과 함께 논의되는 과정에서 번번이 폐기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금소법이 진작 시행됐더라면 DLF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피해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도 제기된다. 기존 법령이 금융회사의 건전성 등 금융시장 안정을 우선적 정책목표로 뒀다면 금소법은 금융소비자 보호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즉, 불완전 판매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금융상품에 한정했던 ‘6대 판매규제’를 모든 금융상품에 확대 적용하자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6대 원칙은 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설명의무·불공정행위 금지·부당권유 금지·허위과장 광고 금지 등이다.

그는 “금소법 통과되기 전에 미국이나 영국 금융 관계자들을 만나면 “아직도 통과되지 않았냐”며 깜짝 놀라곤 했다. 금소법 통과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앞으로 사회는 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학계ㆍ금융계ㆍ정부ㆍ금융 전문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장 감독은 한계가 있다고 짚으면서 제2, 제3의 금융사고를 막기 위한 본질적인 대안은 곧 ‘시장 참여자의 윤리 의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중 금융회사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고 꼽았다. 금융회사가 주도해 소비자 지향적인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전에도 금융회사마다 금융소비자 보호 기구를 운영하고, 금감원 역시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평가를 매년 실시하는 등 많은 노력이 있었다”며 “이제는 실질적이고 질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금융인’들의 금융소비자 보호 역량을 어떻게 향상시킬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에 정 의장을 중심으로 금행넷은 ‘금융윤리 자격인증 제도’과 관련한 선진 해외 사례를 조사하면서 한국형 도입 방안을 연구 중이다. 정 의장은 “금융인들의 금융 윤리와 금융회사의 금융윤리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단기적으로 어렵지만, 장기간에 걸쳐 해결해야만 하는 숙제”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야 우리 사회가 놓여있는 금융산업에 대한 불신을 잠식시키고 금융회사의 성장 기틀을 다지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면서 “금융회사 경영진들이 임기 동안 구체적 성과를 거두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기업의 미래를 위해선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금융’의 의미를 묻자 그는 “우리 삶과 일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이라고 답했다. 정 의장은 “금융이 ‘남음’과 ‘모자람’이라는 균형 속에서 잘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는 이 흐름을 방해하는 걸림돌만 잘 치워주면 된다. 이를 위해 시민사회 현장 목소리를 전달하면서 힘을 보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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