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못 사니"… 30대 경기·인천으로 ‘우르르’

입력 2020-08-27 06:30 수정 2020-08-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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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하는 젊은층 '패닉 바잉'… 수도권 집값 '하이킥'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꺾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치솟자 경기ㆍ인천 주택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많아졌다. 서울 사람들의 경기ㆍ인천 아파트 매입 사례가 늘면서 집값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들 지역 집값 상승은 ‘패닉 바잉'(공포에 의한 매수)에 나선 30대들이 주도하는 양상이다.

◇성남ㆍ용인ㆍ인천 등 신고가 잇따라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아트리버푸르지오2단지 전용면적 97㎡형은 이달 3일 14억8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거래(12억 원, 2019년 10월)보다 무려 2억8500만 원이나 오른 것이다. 이 아파트는 현재 14억9000만~15억 원을 호가하고 있다.

성남시 중원구 센트럴타운 전용 84㎡형도 한달 만에 1억5400만 원 오른 11억14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다시 썼다.

성남시 분당구에서는 시범삼성 전용 133㎡형이 이달 6일 15억7300만 원에 거래되며 두 달전 14억45000만 원에 팔렸던 최고 기록을 깼다.

인근 Y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계속 오를 것 같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하는 것)을 해서라도 집을 사야겠다고 문의하는 서울 무주택자들이 많아졌다"며 "매입 수요는 늘고 있지만 매물이 많지 않아 호가 중심으로 가격이 더 뛸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시에서도 집값이 2억 원 가까이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한 사례가 나왔다. 기흥구 솔뫼마을 현대홈타운 전용 107㎡형이 한달 전보다 1억9000만 원 비싼 7억9000만 원에 팔린 것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더샵하버뷰2 전용 151㎡(8월13일)와 더샵엑스포9단지 전용 126㎡(8월12일)는 각각 9억7500만 원, 7억3000만 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천 연수구 J부동산 관계자는 "인천 집값은 서울보다 저렴하다 보니 신혼부부나 젊은 부부들이 주로 찾는 편"이라며 "상승폭이 가파르지는 않지만 최근 집값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일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일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30대 경기 아파트 매입 크게 늘어…7월 비중 33.4%로 역대 최고

수도권 지역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도 12·16 대책 이후 '풍선효과'로 일명 '수용성(수원·용인·성남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한 바 있다. 이에 깜짝 놀란 정부는 수원, 군포, 안산, 인천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묶는 '핀셋 규제'에 나섰고 집값 급등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었다.

효과도 잠시 6·17 대책, 7·10 대책, 8·4 대책 등이 쏟아졌는데도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내집 마련 수요자들의 발길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급격하게 오른 집값으로 불안감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서둘러 내집 마련에 나서는 패닉 바잉 현상이 나타면서 서울 중저가 단지를 넘어 경기권으로까지 매수세가 옮겨 붙은 것이다.

실제 최근 패닉바잉 현상을 주도하고 있는 30대의 경기지역 아파트 매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1만6002건 중 33.4%인 5345건을 30대가 매입했다.

서울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30대의 매수 비율은 높았는데 같은 달 전국 아파트 거래 10만2628건 중 30대의 매수비율은 24.44%(2만5084건)로 집계됐다. 이 중 경기도에서는 7월 아파트 거래량 3만1735건 중 7966건(25.1%)를 사들였다.

정부는 정책 효과가 본격화되면 이같은 패닉 바잉 현상도 잠잠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장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0세 미만의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이달 131로, 7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주택가격전망 CSI가 100을 넘는다는 것은 현재와 비교했을 때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패닉 바잉 현상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수요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잠재워야 하는데 시장 신뢰를 잃은 정부가 이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며 "집값 상승세가 서울을 넘어 수도권으로까지 확산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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