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저 핑계일 뿐인 '검찰 개혁'

입력 2020-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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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힘 빼기’.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에 손대기 시작한 이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임기를 시작한 뒤 끊임없이 보고 있는 조합이다.

올해 1월 공식 행보에 나선 추 장관은 “조직문화와 기존 관행까지 뿌리부터 바꾸겠다”며 곧바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족을 정리했다. 이례적으로 총장 의견 청취 절차를 건너뛰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대검 수사 지휘부를 흐트러뜨리며 '윤석열 사단'을 물갈이하는 초강수를 뒀다.

윤 총장과 동기인 이성윤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내세워 내부 압박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까지는 현 정권에 칼을 들이민 검사들을 내쳤다는 비판에도 윤 총장의 독주를 막고자 균형을 잡았다는 해석도 있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 국면이 수그러들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여권 인사 관련 수사,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등 세세한 공방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중심으로 갈등은 고조됐다.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각을 세운 추 장관은 이달 초 다시 한번 검사장급 인사를 통해 윤 총장의 입지를 좁혔다.

지금도 ‘윤석열 힘 빼기’는 진행 중이다. 법무부가 추진하는 검찰 직제개편은 이르면 25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내용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와 공공수사부 차장검사급 보직을 폐지하고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수사정보정책관도 축소하는 방안이다.

검찰 내부 반발에도 법무부는 입법예고를 생략한 채 직제개편을 추진할 전망이다. 주문처럼 외우는 '국민을 위해 검찰은 개혁이 필요하다'는 취지지만 ‘국민과 관련이 없어 입법예고를 하지 않는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결국에는 윤석열 힘 빼기를 위한 것일 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추 장관이 매일같이 윤 총장과의 싸움에만 치중하면서 검찰은 길을 잃고 있다. 서민다중피해범죄, 마약범죄, 강력범죄 등 요새 검찰의 수사 방향성도 쉽게 읽을 수 없다.

특히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면서도 인사 결과를 보면 어느 때보다도 ‘정치’가 눈에 밟힌다. 직제개편 이후에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무력감마저 비친다. 여러 사건을 거치며 추 장관과 각을 세웠던 검사들은 이미 머릿속을 비운 눈치다. ‘검찰 개혁’, ‘형사부 강화’ 등이 핑계로 보이지 않도록 공감 가능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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