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헌의 왁자지껄] 증시 상승이 반갑지 않은 이유

입력 2020-08-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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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부 차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초 폭락장이 연출된 이후 각국이 막대한 유동성을 풀면서 최근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가 매섭다. 그 중에서도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의 상승폭은 글로벌 증시에서도 톱 클래스 수준이다.

실제로 올해 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19일과 비교해 보면 코스피는 지난 10일까지 63.71%나 올랐고 코스닥은 101.41%나 급등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지난 주를 기점으로 매수세가 더욱 강화되며 연고점을 돌파했다.

그럼에도 증시에 투입될 ‘실탄’은 여전히 많다. 역대급 유동성의 힘이다. 지난 6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48조8749억 원에 이른다. 올해 초(1월2일)만 해도 29조8599억 원 규모였는데 그 사이 45조 원 이상 주식을 순매수했음에도 예탁금은 오히려 20조 원 가까이 더 늘어난 상태다.

박스권에 갇혀서 좀처럼 상승세를 받지 못하던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증시에 돈이 몰리면 그 돈은 기업으로 흘러들어가 더 나은 기업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기업이 살아나면 국가 경제의 기틀이 단단해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의 상승이 가팔라 질수록 우려 역시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5조537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18년 5월3일 기록한 13조 원을 돌파한 후 등락을 거듭했던 신용잔고는 3월 말 코로나 직후엔 6조 원대까지 급감하더니, 반년도 되지 않아 수직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00년까지 거슬러봐도 찾아볼 수 없는 상승률이다. 자칫 증시환경이 악화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또한 최근 주가 상승에 걸맞는 기업 실적이 나오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2.84배로 2007년 7월에 기록한 12.95배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PER는 주가가 그 회사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PER가 높으면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0년 이후 12개월 선행 PER가 최근 수치보다 높았던 적은 2000년 정보기술(IT)주 버블 시기(2000년 6월 20.1배)와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불거지던 2007년 7월 단 두 차례뿐이다.

기존 실적치를 토대로 한 PER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4개 분기 실적 기준으로 산출한 PER는 6일 기준 27.12배로 2002년 6월에 기록한 27.3배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았다.

PER이 국내 증시 역사상 손꼽힐 정도로 오른다는 것은 역사상 증시에 거품이 많이 끼어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물론 PER가 높더라도 기업실적이 앞으로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면 증시는 고평가 부담을 덜 수 있다. 실제로 경제 지표 역시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실적이 없음에도 ‘자신만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투자 마인드는 자만심일 뿐이다. 희망에 우리의 자산을 투자하다가 절망한 사례는 너무나 많다.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더 이상 실수가 아니다. car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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