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배차로 벌어진 삼성전자·애플 시총 왜?, 수익률(영업이익률) 역전 가능할까

입력 2020-07-29 14:45 수정 2020-07-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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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一紅) 아무리 막강한 권력이라 해도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 넘게 필 수 없다고 했다. 애플 앞에선 남의 얘기다. 아이폰ㆍ아이패드 시리즈로 2011년 미국 증시의 대장주에 오른 애플은 10년이 다 된 시점에 덩치가 1조 6170억 달러(시가총액)까지 커져 글로벌 증시에서 ‘공룡’으로 군림하고 있다.

반면 반도체 신화를 써 가는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좀처럼 불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이폰 5G 모델 출시 연기 등 각종 악재에도 애플의 주가는 사상 최고가(7월 20일 393.43달러)를 갈아치울 태세인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2분기 ‘깜짝’ 실적에도 푸대접이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다시 한번 애플의 꿰찰 가능성도 있지만, 이 같은 호재는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6배에 달하는 시가총액 격차를 줄이고 수익성(영업이익률)에서 애플을 누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삼성전자 잠정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15.6%로 2018년 4분기(24.2%) 이후 가장 높았다. 애플 19.3%(NH투자증권 3분기 추정치)와도 근소한 차이다. 시장 컨센서스는 23%이다.

시장에서는 2018년의 좋은 기억을 떠올린다. 그 해 2분기 애플의 영업이익률 하락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1.7%포인트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영업이익률은 회사의 운영 효율성과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애플은 미국 포브스가 2016년 6월 집계한 ‘최고의 영업이익률 글로벌 상위 20개 기업’ 리스트에서 금융사를 제외한 제조업체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꾸준히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터라 ‘절반의 성공’이 오래가지 못했다.

시장에선 올해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다시 역전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사업환경이 삼성전자에 다소 유리하다. 코로나19로 급격히 위축됐던 모바일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수요가 꾸준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익성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KB증권은 하반기 삼성전자 반도체 이익이 10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애플은 스마트폰 사업 위주로 영업이익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아이폰은 애플 매출의 60%(2019년 기준)를 책임진다. 나머지 매출도 아이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클라우드·애플뮤직 등 콘텐츠·액세서리 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애플이 하반기 출시하려는 5G아이폰이 아이폰 전체 판매량을 투자자들 예상 만큼 끌어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콘텐츠와 서비스사업도 대형 IT기업과의 경쟁과 세계 각국 규제 강화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NH투자증권에 따름녀 9월 결산인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1분기 27.7%, 2분기 23.1%, 3분기 21.5%, 4분기 24.4%로 감소세다. 2020년 회계년도 들어서 1분기 27.8%까지 반짝 상승했지만, 2분기 다시 22.0%까지 주저 앉았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11.9%, 2분기 11.8%, 3분기 12.5%, 4분기 12.0%, 올해 1분기 11.7%까지 떨어졌다 2분기 급상승세로 돌아섰다.

주가에서도 시간은 삼성전자 편으로 보인다.

지난 28일(현지시간) 기준 애플 주가는 373.01달러다. 시가총액은 약 2000조원(1조 6200억 달러)에 달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 시총은 349조 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맞수’라는 말이 무색하게 양 사의 덩치 차이는 6배로 벌어졌다. 작년 말 대비 지난 28일까지 애플 주가는 27.03% 올랐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5.03% 오르는 데 그쳤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애널리스트는 “3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모바일 부문에서 성장이 지속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출하 확대는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하반기 영업이익은 17조3000억원(전년 대비 +16%)을 예상한다”면서 “특히 하반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전년대비 +61% 증가한 10조 5000억 원에 달것이다. 스마트 폰 출하량도 상반기 대비 약 5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위험 요인도 있다. 검찰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를 멈추고 기소하지 마라’는 의견을 낸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검찰은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오너리스크’로 이어진다면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가 미뤄질 수도 있다.

이 같은 외부 변수는 삼성전자의 주가 할인 요인이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4.57배까지 떨어져 있다. 지난해는 17.63배였다.

애플 주가에 대한 평가는 다소 비관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애플 주가의 신고점 랠리가 지속하기 어렵다”며 “애플 실적에 대한 전망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투자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애플이 3분기 이후 실적 가이던스도 내놓지 않으리라고 봤다. 골드만삭스는 애플이 가이던스를 내놓지 않으면, 애플의 신형 아이폰이 이번 가을에 출시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혜림기자 wise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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