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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넘어 점프코리아] 서울 ‘금융허브' 잠재력 5위지만 실제 경쟁력은 33위

입력 2020-07-28 05:00

본 기사는 (2020-07-27 17:30)에 Channel5을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포스트 홍콩' 금융허브 쟁탈전..높은 세금·52시간 근무제·금융규제 등 정책 인프라 부족

최근 국가보안법 등으로 흔들리고 있는 금융허브 홍콩의 지위를 노린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국내 금융 경쟁력을 높여 동북아 대표 금융허브 자리를 노리고 있는 중이다. 홍콩을 떠나려는 금융기관을 끌어오자는 것이다.

정부 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확산) 상황 속에서 한국의 K방역에 대한 위상 제고가 금융허브 선점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 영국계 컨설팅그룹 지옌(Z/YEN)이 발표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잠재성 평가에서 서울은 15개 도시 중 5위에 올랐다. 이는 홍콩(9위)보다 4단계 앞선 것으로 서울이 금융허브 잠재력에서 홍콩을 앞선 것은 9년 만이다.

◇ 초라한 성적, 구호뿐인 금융허브 = 급부상하는 잠재성과 달리 성과는 초라하다. 2009년 1월 서울과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해 육성하고 있지만 한국은 차기 금융허브 후보로 조차 거론되지 않고 있다. 올 3월 지옌이 발표한 GFCI 국제금융평가지수를 보면 서울은 33위, 부산은 51위에 그쳤다.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도쿄 베이징 등 아시아 도시들이 3~7위에 오른 것과 격차가 크다.

서울은 2015년 6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2016년 14위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부산은 2015년 24위를 기록한 이후 추락 중이다. 51위는 전년과 비교하면 8단계나 떨어진 것이다. 부산은 2009년 금융중심지 선정 후 국내 금융 공기업 다수가 이전했지만 연관 산업과의 파생효과는 미미해 단순 금융 공기업 집적지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사는 4개에 불과하고, 그나마 본사가 부산인 외국계 금융사는 일본계 금융사가 유일하다.

정부도 아직은 구호에 그치고 있는 모습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제43차 금융중심지 추진위원회를 열고 “세계적으로 K브랜드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나라의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며 “급성장을 거듭하는 신남방·신북방의 인프라 개발금융 수요는 새로운 금융 산업 확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 위원장은 “국내 금융산업의 강점을 토대로 현실에 부합하는 전략을 재정립해 금융중심지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금융허브와 관련된 대응책은 발표되지 않았다. 정부는 2008년 금융위원회 산하 심의·의결기구로 ‘금융 중심지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3년 단위로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을 수립해왔다.

◇ 높은 법인세·경직된 노동시장·불투명한 규제 걸림돌 =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당국의 혁신적인 규제 완화 없이 ‘포스트 홍콩’을 노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전문가들은 홍콩을 대체할 금융허브의 걸림돌로 높은 법인세와 소득세, 경직적인 노동시장, 불투명한 금융규제 등을 꼽았다. 법인세만 보더라도 한국은 최고세율이 25%로 일본(30.62%)보다 낮지만 싱가포르(17%), 홍콩(16.5%)보다 높다.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 정부가 수도권 인구 유입 억제를 위해 수도권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점도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도 “과거 홍콩이 중국의 투자 조달창구 역할을 했듯이 규제 자유 특구를 만들어 법인세 인하 등 과감한 규제 완화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금융사고 등 금융시스템 불안정성도 금융허브 도약의 방해요인으로 봤다. 최근 ‘아시아 금융허브를 향하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한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금융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취약한 금융 시스템 안정성 때문”이라며 “허술한 규제로 금융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금융소비자와 투자자들이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돼야 금융허브로서 부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국가경쟁력 강화 관점에서 정책적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 52시간제 역시 국제금융업계 입장에서는 큰 규제로 봤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자유롭게 경영할 수 있는 여건이 안정되지 못하고 정부의 정책이 계속 바뀌는 불확실성 때문에 안 올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국제 금융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밤낮없이 일한다. 주52시간만 일해야 한다고 하면 국제금융회사들이 한국에서 금융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지낸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도 “정부의 정책적 기반이나 인프라 관점에서 외국 손님을 맞이할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황”이라며 “의지만 표명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금융허브가 국가적 아젠다로 추진되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짚었다. 윤 의원은 “문 정부 3년 동안 소득주도성장이나 부동산 정책에만 힘을 쏟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아젠다를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준비가 안 돼 있어 현재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도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적극적인 노력도 주문했다. 신 교수는 “한국은 기업금융관련 수요가 많지만 국제금융기관에 뺏기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내 금융기관들이 빼앗긴 기업금융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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