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쪽짜리 CVC 추진… 규제만이 답은 아니다

입력 2020-07-0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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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린 자본시장2부 기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상황이 돼서는 안 되죠.”

정부가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지주회사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보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규제 요건이 늘어나고 있다.

벤처·스타트업 업계는 CVC 허용에 대한 기대가 컸다. CVC는 이미 글로벌 흐름인 데다, 대기업이 CVC를 통해 벤처 투자에 나서면 업계의 고질적 문제였던 국내에서 자본을 찾기 힘들었던 중·후기 스타트업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기업 역시 회사 전략에 맞는 곳을 선별해 직접 투자할 수 있고, 향후 투자한 기업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설 수도 있다. 정부도 ‘혁신성장’을 위해 규제 완화를 실시해 ‘제2의 벤처투자 붐’을 조성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공정위가 대기업 총수 일가 사익편취 및 편법적 경영 승계에 악용될 우려가 있어 CVC의 보유 지분과 자금조달, 투자처를 일정 범위 내로 제한하고 다른 금융업 겸영 금지를 명시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당초 취지와는 다른 ‘반쪽짜리 CVC’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CVC를 통해 벤처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여기어때 등의 국내 대표 스타트업들도 해외자본의 비중이 더 크다. CVC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계속된다면 해외 기업들의 국내 생태계 잠식 위험도 더욱 커질 것이다.

CVC 규제 완화를 금산분리의 차원에서만 접근하기보다 본래의 취지인 벤처투자 활성화 관점에서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모든 위험을 규제를 통해 원천적으로 차단하려고만 한다면 혁신 성장은 일어나기 어렵다. 시작 전부터 규제에 얽매이기보다 감독기구를 통한 철저한 감시로 부작용을 막는 방법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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