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金, 금융의 정치화] '경영권 독점' 금융지주, ‘제왕적 지배구조’ 개선 시급

입력 2020-07-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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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고질병 ‘CEO 리스크’…단기성과 과욕 부실위험 커져

국내 금융지주의 막강한 힘은 후진적 지배구조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최고경영자(CEO) 1명에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CEO 리스크’가 다른 산업보다 월등히 높다. 제왕적 지배 체제는 금융지주 회장들의 ‘셀프 연임’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로 연결된다. 이를 견제해야 하는 이사회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지주 회장이 사외이사들을 선임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이사회는 경영진에 끌려다니는 ‘거수기’로 전락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금융기관 CEO의 경영 리스크는 단기 성과에 대한 과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금융지주 CEO들은 자신의 역량을 과시하기 위해 자산규모를 키워 임기 초반에는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다”며 “그 결과 다음 경기 후퇴 국면에서는 부실자산이 급증해 임기 종반에는 이익이 크게 위축된다”고 지적했다. CEO 임기 초와 후반 경영 성과의 변동성이 커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것.

지주회사 회장이 그룹 경영에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한다는 점도 문제다. 지배력에 비해 책임은 미약하다. 회장이 직접 사외이사를 선정하기 때문에 이사회가 CEO를 제대로 견제할 수 없는 구조다.

실제로 금감원이 2018년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과거부터 지적됐던 지배구조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금감원이 지적한 부분은 △이사회 구성 및 역할 미흡 △사외이사 선임 및 평가절차 투명성 부족 △CEO 경영승계계획 운영 미흡 △성과보수체계 정비 소홀 등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감사위원회 위원들이 회사 내에서 평균 2.6개 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감사위원의 독립적 감사기능 수행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또 금융회사 대부분이 사외이사에 경영전략·위험관리 등 중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사내이사와 동등한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 역할에 대한 인식과 책무 충실도가 다소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독립성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을 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를 CEO가 뽑는 관행도 여전하다. CEO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육성프로그램도 부족하다. 금융사의 임원추천위원회는 경영 연속성을 보장하고 우수 인재를 발탁하기 위해 잠재적 CEO 후보군을 선정해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등의 체계적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금융지주사의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절차는 평균적으로 임기만료 40일 전에야 가동된다. 반대로 글로벌 금융사들은 장기간 연속된 검증을 통해 최고 적합한 인물을 CEO로 선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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