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구조적인 조정… FOME에 거는 작은 기대

입력 2008-10-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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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코스피시장이 설마설마하던 1000선마저 이탈하며 3년4개월만에 세자릿수 지수대로 주저앉았습니다.

2000선을 돌파한지 불과 1년여만에 1000포인트까지 내줄만큼 급속도로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0월중 남은 5거래일 동안 강한 회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10월 캔들은 사상최대폭의 장대음봉으로 기록될 공산이 커진 상황입니다.

뉴욕증시의 급락이 진정됐다는 소식에 강보합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반등이 무산되자 공포심이 다시 시장을 지배하며 낙폭을 키우기 시작했고, 믿었던 1000선마저 붕괴되자 패닉이 재현됐습니다.

한국은행의 긴급 유동성 지원 소식이 전해졌지만 주변 아시아증시들의 동반 급락과 함께 이미 심리가 무너진 상태에서 "아시아기업들의 부도위험과 국가부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까지 더해지자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이 늘어났습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10.96p(10.57%) 급락한 938.75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2781억원 순매도로 8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고, 최근 급락장에서 힘겹게 매수기조를 유지하던 개인도 794억원 순매도로 돌아섰습니다.

최근 구원투수로 나선 기금(3596억원 순매수)을 중심으로 기관이 3497억원 매수우위를 보이며 분전했지만 소극적인 매수라 눈에 띄는 효과는 없었습니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1642억원)를 중심으로 1501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습니다.

하한가 잔치, 삼성전자 13.76%↓

계속되는 패닉에 전업종이 속수무책으로 흘러내렸고 버티던 시총1위 삼성전자마저 13.76% 폭락하자 우량주•비우량주 구분없이 하한가가 속출했습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842개종목이 내렸고 무려 401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습니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쟁업체들에 비해 선방했다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글로벌증시의 패닉 분위기 속에서 평가절하됐고, 4분기 실적불확실성이 하락의 빌미로 작용하며 하한가에 준하는 폭락세를 나타냈습니다.

LG전자(하한가), 현대중공업(하한가), POSCO(-12.16%), 한국전력(-11.02%), KT(-12.59%), 현대차(-7.89%) 등 업종대표주들이 줄줄이 급락한 가운데, 기관들이 물량을 받아낸 신한지주(-1.01%), KB금융(보합) 등 은행주들이 선전했습니다.

대부분 업종이 10% 이상 급락하며 패닉의 진수를 보여줬고 그나마 은행)-4.67%), 통신(-4.98%)업종이 견조한 흐름이었습니다.

300선이 무너지며 사상최저치를 하루만에 갈아치운 코스닥시장도 10%가 넘은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대장주 NHN(-3.78%)이 쌍끌이 매수를 등에 업고 선전했으나 셀트리온, CJ홈쇼핑, 소디프신소재, 성광벤드(이상 하한가), SK브로드밴드(-14.63%), 태웅(-12.07%), 서울반도체(-14.21%), 키움증권(10.64%) 등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무더기 폭락에 빛이 바랬습니다.

이날 신규 상장된 이크레더블이 가격제한폭까지 밀려나는 등 코스닥시장의 하한가 종목은 548개였습니다.

CDS 프리미엄 사상 최고치, 신용공포감 지속

'경기침체'보다는 '신용위기' 우려감이 최근 급락하는 증시 센티멘탈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속 말씀드려오고 있습니다.

안전자산 선호 트렌드 심화, 이머징마켓 자금 이탈,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증가를 의미하는 엔화의 강세가 이날도 지속됐습니다. 국내증시가 반등할래야 반등할 수 없는 주된 이유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아시아 국가들의 부도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금융위기(신용위기) 우려감은 말그래도 증폭되는 양상입니다.

북유럽, 동유럽, 남미의 신흥경제국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처럼 여겨지던 국가부도 가능성이 거론되자 많은 투자자들이 10년전 외환위기를 상기하며 투매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외환보유액 6위, 교역규모 10위권의 경제대국인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추락하고 있다는 주장이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폭등이라는 외견상 객관적인 지표와 함께 결합되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냉각되는 분위기입니다.

대외 신인도의 척도로 간주되는 신용부도스왑(Credit Default Swap) 시장에서 한국의 금융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번주에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CDS 프리미엄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심각한 것은 한국의 CDS 프리미엄, 즉 한국이 국가부도(default)를 선언했을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계약의 프리미엄(보증료, 보험료)이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보다 높다는 점입니다.

23일 기준 한국의 5년만기 외평채 CDS프리미엄은 5.57%로 전일대비 1%포인트나 치솟았습니다. 국가부도위험이 하루만에 1%나 급등했음을 시사한다고 하겠습니다.

한편 같은 날 말레이시아의 CDS 프리미엄은 4.22%, 태국 4.14%로 나타났습니다.

동남아 국가들보다도 높은 이해하기 어려운 CDS 프리미엄이 매겨진데는 한국이 과거 IMF 구제금융을 받은 경험, 순채무국 전락 우려, 경제의 높은 대외의존도로 인해 글로벌 리세션과 금융위기에 쉽게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내부에서 생각하는 한국의 펀더멘탈과 외부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경제시스템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다르다는 충격적인 자료입니다만, CDS프리미엄의 신뢰성 자체는 높지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입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CDS 거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그나마 거래가 간헐적으로 이루어지는 한국물의 CDS프리미엄 수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이나 CDS 프리미엄의 절대수치를 신뢰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데이타로 활용될 수 있을만큼 거래가 많지않은데다 일부 투기세력에 의해 하루만에 1% 폭등하는 등 시장을 정확히 대변하지 못하는, 왜곡된 CDS 프리미엄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정부가 한국의 펀더멘탈에 대해 해외금융시장에 충분히 홍보하지 못한데 따른 원인이 크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오해로 전체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사태를 막기 위해 적절한 조치는 강구돼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구조적인 조정

삼성전자가 암묵적 지지선으로 인식돼온 50만원대를 이탈한후 이틀만에 40만원 초반대까지 폭락하는 등 증시의 변동성이 좀처럼 축소되지 못하는 양상입니다.

대공황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맞고 있는 헤지펀드들이 세계금융시장에 무차별 투매를 가하면서 신용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향후 수백개의 헤지펀드들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개장하면 연일 패닉이 연출되는 상황이므로 당국이 전체시장의 거래를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두려움지수인 VIX지수는 30~40에 도달하면 증시의 분수령을 만들어주곤 했습니다. 투매로 매도 클라이맥스가 발생하면 이후 매도포지션 청산 상승작용 등 괄목할만한 단기 수급 개선과 함께 추세전환의 실마리를 제공해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난 9월 이후 VIX지수는 40을 돌파한 이후 90가까이 치솟으며 극도의 공포감이 오랜기간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글로벌증시는 이렇다할 반전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글로벌증시의 급락이 건강한 경제여건 아래 돌발 외부변수에 의해 나타난 일시적 투매 현상이 아니라 '경기후퇴와 신용위기(신뢰의 위기)의 결합'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근거있는 공포감 확산임을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주택시장의 침체 등 실물자산가격 붕괴가 금융권의 부실을 키우고 이로인한 신용경색이 실물경제에 타격을 가하며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실물자산가격이 추가 하락하는 '시스템 위험의 고조'를 목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가 단절되고 실물경제가 살아나는데는 오랜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와 맥을 같이합니다.

9.11 테러와 같은 돌발악재로 인한 급락과는 분명 대비되는 부분입니다. 특히 각국의 고강도 정책들이 시장에 제대로 먹히지 않는 등 '신뢰의 상실'은 극심한 변동성 장세의 수명을 길게 연장시키는 요인입니다.

경제를 반영하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경우 단기간 낙폭과대에 따른 자율반등이 매우 미약하게 나온 후 추세적 압력에 다시 밀려내리는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고점대비 50% 이상의 조정이 진행됐음에도 저점확인 시그널이 발견되지 않고 있는 국내증시를 쳐다보고 있어야 답답할뿐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해외증시를 살펴봐야 하는데 S&P500지수의 경우, 아직 직전 저점을 이탈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삼각수렴 지지라인을 이탈하며 수급과 심리가 다시 악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월말을 앞둔 다음주 뉴욕증시는 3분기 GDP(국내총생산) 증가율 등 각종 경제지표들과 美 정부 정책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FOMC의 금리인하 결정(28일~29일)에 따라 출렁일 전망입니다.

반등을 위해 상승모멘텀이 절실한 시점에서 지표와 FOMC 이벤트가 적절한 시그널로 분위기 반전의 단초를 마련해줄지 주목됩니다.

신용위기와 경기침체를 고려해 FRB가 50bp 금리인하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금리결정 직전 쏟아지는 각종 경제지표들에 따라 금리인하폭에 대한 컨센서스가 변화되고 증시도 요동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흥경제국들의 디폴트 선언 여부도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어 낙폭과대에도 불구 다음주 증시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코스피 1000포인트 붕괴가 새로운 하락의 시발점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낙폭과대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 봅니다.

지난 금요일 1000포인트 붕괴에도 장 후반 낙폭을 줄이는 시도가 나오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는 현재 시장의 심리와 체력이 얼마나 바닥수준인지를 실감케합니다.

하지만 어느때보다 높아진 밸류에이션 매력과 증시에 우호적 분위기로 작용할 FOMC 이벤트를 감안시 글로벌증시는 일시적이나마 안정을 찾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허황된 희망을 안겨드리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보수적 마인드를 견지해야 하겠으나 대부분 투자자들의 경우 이미 큰 손실상태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보유주식을 뒤늦게 매도해 손실을 확정짓기보다는 투매 방지에 도움이 되는 위안거리를 찾는 자세가 현재로서는 적절하다는 판단입니다.

일일시황에 얽매여 뇌동매매에 빠져서는 곤란합니다. 관심주들의 펀더멘탈을 차분히 체크하고 숨은 진주를 발굴해 길게 승부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리해 보입니다.

증시의 단기 흐름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신용경색의 온도계로 간주되는 '엔/달러 동향'을 지속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았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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