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약물이 걸려도 적자가 나도 우리에겐 빅히트가 있다

입력 2020-06-0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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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년도 더 된 이야기다.

소속 가수의 마약 문제, 여기에 성 접대 의혹까지. 다소 잠잠해진 듯하지만,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과거엔 이러한 사건들이 정치ㆍ사회적 이슈를 덮기 위한 연예인의 희생으로 치부되는 일도 있었지만, 그렇게 둘러대기엔 ‘약쟁이’를 비롯한 범법자들이 이젠 너무 많다.

그렇게 지난해 2월 강타했던 승리 이슈로 결국 상반기에만 엔터 3사의 시총 약 9000억 원을 앗아갔다.

주가 하락은 비단 소속 연예인의 일탈 때문만은 아니다. 회사의 실적도 발목을 잡았다.

YG엔터는 지난해 연결 매출액 2645억 원, 영업이익 20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7.5%, 78.6% 감소한 수준이다. 당기순손실은 24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SM엔터도 영업이익이 404억 원으로 15.4%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162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당시 엔터업종 주가와 실적을 바라보는 증권사들의 평은 다 비슷했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는 것. 이슈로 이슈를 덮는다는 모 영화 대사처럼 어차피 사람들은 다 잊고 다른 관심사에 쏠릴 테니 말이다.

최근에는 트렌드도 바뀌는 양상이다. “이슈만 잠잠해지면”에서 “빅히트만 상장하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BTS 소속사 빅히트 엔터는 지난달 말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고, 이제는 연내 상장을 바라보게 됐다.

모두가 빅히트의 상장이 엔터업종의 중장기적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 믿고 있다. 증권사들은 빅히트의 기업가치에 대해 적게는 3조 원, 많게는 5조 원 이상을 부르고 있다.

최근엔 BTS 발 ‘낙수효과’라는 표현도 나온다. BTS의 앨범 판매량 급증이 음반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타 소속 가수들의 앨범 판매량도 끌고 올라가고 있다는 모 증권사 연구원의 분석이다.

막내아우의 어화둥둥 성장에 형님들은 그저 흐뭇하다. 주가도 기대돼, 판매실적도 올려줘, 우리 막내는 못 하는 게 없다.

물론 다른 엔터사들도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문어발식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캐시카우 에이스들은 군 제대 후 컴백을 노린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누구나 한다. 결국 과거엔 흔치 않았던, 현재의 특정된 리스크를 줄이는 게 엔터 생존의 핵심으로 봐도 무방하다.

다른 업종과 다르게 엔터는 사람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아이돌 연습생의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업계에 나온 지도 한참이다.

이제는 각사 스스로 또는 협력 관계를 통해 인적 리스크를 감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약물 검사 키트를 사다 주기보다 차라리 책 한 권 읽히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빅히트만 바라보고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그러다 또 누가 사고를 치면 하락장은 불 보듯 뻔하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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