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간산업안정기금 위원의 시각차

입력 2020-06-05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곽진산 금융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이 지난달 28일 본격 출범했다. 기안기금은 세금이 재원이기에 정부는 ‘엄격한 기준’을 통해 공급 대상을 선별하겠다고 했다. 고용 유지와 고액보수 제한, 배상·자사주 취득 금지, 지원금 일부 정부에 제공 등이 그 엄격한 기준이다.

정부는 그중 고용 유지 조건을 90% 이상으로 꽤 빡빡하게 설정했다. 위기를 빌미로 기업이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이러한 조건이 기안기금을 받는 기업에 장벽이 되고, 결국 기금을 통해 자금을 받는 게 정부는 결코 ‘특혜’가 아니라고 말한다. 은성수 위원장도 기안기금 설립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부분을 강조했다.

대개 특혜 시비는 부실이 감지되는 기업에 돈이 투입됐을 경우를 의미하는데, 다시 말하면 제때 구조조정을 하지 못한 기업이 정부의 자금을 받으면서 연명하는 것을 뜻한다. 이 경우에는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따라서 정부가 기안기금을 운영하면서 ‘특혜방지’와 ‘일자리 지키기’란 사실상 양립하기 쉽지 않은 두 개의 단어를 열거한 셈이다.

이는 기안기금 위원들 사이의 인식에서도 차이가 난다. 기안기금 출범식에서 밝힌 발언을 보면 노광표 위원(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경제 위기 상황이 왔을 때 ‘기업을 살리고 경쟁력 높이자’라고 하는 좋은 뜻을 가지고 출발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기업은 살지만, 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낙오됐던 아픔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반면 신현한 위원(연세대 경영학 교수)은 “작년만 해도 우리가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라며 “이번이 위기가 아니라 운동화 끝 다시 묶고 달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언급했다. 김주훈 위원(KDI연구위원)도 “부실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것과는 절대 선을 그어야 한다”라고 얘기했다. 노광표 위원과 다르게 특혜 시비를 우선으로 고려했다.

위원마다 기안기금의 목적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이 기금은 한 방향으로 귀결된다. 김복규 위원(산업은행 부행장)의 말처럼 “고차원의 방정식을 푸는 문제”인 것이다. 앞으로 7명의 위원은 기안기금이 투입될 기업을 선정한다. 이르면 이달 말쯤 첫 수혜대상이 발표될 예정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가운데, 어떤 논리로 수혜 대상을 선정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트럼프 “중국도 호르무즈 개방 도와야”…미·중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 시사
  • 단독 LIG그룹 오너가, 목돈 필요했나…LIG 유상감자로 500억 현금화
  • 단독 ‘자율주행자동차법’ 만든다…정부, 법체계 손질 본격화 [K-자율주행 2.0 리포트]
  • 줄어드는 젊은 사장…골목경제 ‘역동성’ 약해진다[사라지는 청년 소상공인①]
  • 3高에 가성비 입는다...SPA 브랜드 ‘조용한 진격’[불황 깨는 SPA 성공 방정식]
  • 똑똑한 AI에 환자 더 불안해졌다…자가진단 시대의 역설 [AI 주치의 환상 ①]
  • 강남·여의도 잇는 '통로'는 옛말⋯동작구, 서남권 상업·업무 '거점' 조준
  • 신약개발 위해 ‘실탄 확보’…바이오 기업들 잇단 자금 조달
  • 오늘의 상승종목

  • 03.16 14:17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8,319,000
    • +2.62%
    • 이더리움
    • 3,318,000
    • +7%
    • 비트코인 캐시
    • 692,000
    • +0.73%
    • 리플
    • 2,168
    • +3.93%
    • 솔라나
    • 137,400
    • +5.69%
    • 에이다
    • 416
    • +6.12%
    • 트론
    • 438
    • +0.46%
    • 스텔라루멘
    • 250
    • +1.21%
    • 비트코인에스브이
    • 22,610
    • +0.04%
    • 체인링크
    • 14,230
    • +4.86%
    • 샌드박스
    • 128
    • +4.9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