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취향저격” 식품업계, ‘B급 감성’이 대세

입력 2020-06-01 07:00

정석적이지 않다. 광고 모델이 비속어를 쓰는 모습을 메이킹 필름에서 여과 없이 내보낸다. 광고인데 모델은 제품 소개보다 노래하기 바쁘다. 최근 식품업계에선 단순하고 자극적이며 기존 질서를 벗어난, 그래서 재미있는 ‘B급 감성’이 마케팅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를 중시하며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의 취향을 저격한다. 소비자인 동시에 SNS 등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의 주체인 MZ세대가 구매력까지 갖추게 되면서 이들을 겨냥한 ‘B급 마케팅’은 갈수록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롯데칠성이 래퍼 염따와 협업한 '처음처럼 플렉스' 광고
 (사진제공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이 래퍼 염따와 협업한 '처음처럼 플렉스' 광고 (사진제공 롯데칠성음료)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4월 ‘초심 잃은 염따의 처음처럼 FLEX 메이킹 SSUL(썰)’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롯데칠성은 “이 형(염따) 왜 때문에 성실하냐”며 익살스럽게 영상을 소개했다. 이 영상에는 롯데칠성이 힙합 래퍼 염따와 협업하게 된 이유와 ‘처음처럼 플렉스’가 출시되는 과정이 담겼다.

롯데칠성은 래퍼 염따와 협업해 ‘처음처럼 플렉스’ 한정판을 출시했다. 제품명도 염따가 한 방송에 출연해 유행시킨 ‘플렉스’ 문화에서 따왔다. 이 제품은 출시부터 메이킹 필름 공개까지 제품이 아닌 래퍼 염따와의 협업 과정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 점이 특징이다.

유튜브 광고 영상에서 염따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술맛 떨어지게 (술병 겉면에) 이런 걸 붙여놨냐”며 “얼굴을 이렇게 앞에다 붙이면 어떡해”라고 말한다. 염따는 기존 광고 모델처럼 예쁘거나 잘 생기지 않았다. 말을 착하게 하지도 않고, 행동이 바르지도 않다.

그러나 소비자는 이같은 염따의 B급 감성에 열광한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좀 팔아야 먹지 주변에 본 적이 없다. 한정판 말고 좀 풀어달라”, “남자가 소주 모델하는 것은 김건모, 백종원 말고는 처음 본다”며 제품에 대한 흥미를 드러냈다. 4월 9일 업로드된 이 영상은 5월 말 기준 조회수 244만 회를 돌파했다.

▲트롯 가수 이찬원을 모델로 한 '정관장 굿베이스' 광고 
 (사진제공 KGC인사공사)
▲트롯 가수 이찬원을 모델로 한 '정관장 굿베이스' 광고 (사진제공 KGC인사공사)
KGC인삼공사는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인기를 얻은 가수 ‘진또배기’ 이찬원을 모델로 섭외했다. ‘굿또배기’ 디지털 광고 영상은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을 걱정하는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석류편’과 ‘흑마늘편’ 두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졌는데, ‘정관장 굿베이스’ 제품 특징을 가사로 만들어 재미를 더했다. ‘정관장 굿베이스’는 석류, 흑마늘, 상황버섯, 수세미배도라지 등 소재를 통해 온가족에게 필요한 건강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KGC인삼공사의 프리미엄 브랜드다.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흑마늘편’에선 지친 기색이 역력한 한 남자가 “몸이 예전 같이 않네...”라며 한숨을 쉴 때 이찬원이 머리를 매만지며 옆에 나타난다. 그러면서 “제가 진짜 좋은 거 하나, 알려드릴까아아아요~”라며 왼손에 마이크를 쥐고 노래를 시작한다.

이어 이찬원은 “달려가다가 내 손을 잡고 흑마늘 한 포를 챙겨주네. 굿베이스(홍삼담은). 굿베이스(흑마늘)”라며 신나는 손짓과 함께 구성진 가락을 뽑아낸다. ‘이찬원 진또배기(feat. 정관장 굿베이스) #홍삼담은흑마늘 #홍삼담은석류’ 풀버전 영상은 5월 말 기준 유투브 조회수 156만 회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트로트 열풍 속에서 이찬원의 젊고 순수한 이미지가 원료 본연의 맛과 성분을 전달하는 ‘정관장 굿베이스’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돼 광고 효과를 누렸다”고 설명했다.

▲빙그레가 만든 빙그레나라 열쇠공 ‘끌레도르’
 (사진제공 빙그레 인스타그램)
▲빙그레가 만든 빙그레나라 열쇠공 ‘끌레도르’ (사진제공 빙그레 인스타그램)
이외에도 올해 가장 인기를 끌었던 B급 마케팅을 꼽자면 빙그레의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마시스’를 빼놓을 수 없다. 빙그레는 2월 자사 공식 인스타그램에 꽃미남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마시스’ 게시물을 최초 게시했다. 대표 제품인 ‘바나나맛우유’ 왕관을 쓰고 ‘빵또아’로 만든 바지와 ‘끌레도르’로 만든 신발을 신는 등 빙그레의 스테디셀러로 스타일링하고 “나, 빙그레우스를 소개하오”라며 근엄한 표정을 짓는 빙그레우스에 소비자들은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빙그레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업로드 이전 9만7399명에서 5월 말 기준 13만2000명으로 3개월 만에 35% 늘었다. 빙그레는 빙그레우스 외에도 빙그레나라 아이스크림이자 열쇠공 ‘끌레도르’, 옹떼 ‘메로나’ 부르장 공작, 빙그레우스 호위단장 ‘더위사냥’ 등 자사 아이스크림을 이용한 새로운 캐릭터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트렌드로 자리잡은 B급 마케팅은 젊은 층과의 소통, 공감을 기반으로 이뤄진다”며 “젊은 층은 이러한 마케팅을 색다른 시각에서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장점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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