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현과 재연을 넘어 연대로…광주비엔날레 'MaytoDay'

입력 2020-05-2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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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서울전 '민주주의의 봄' 개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광주비엔날레 재단 주최로 5.18 40주년 특별전 'MaytoDay(메이투데이)' 전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제공=광주비엔날레)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광주비엔날레 재단 주최로 5.18 40주년 특별전 'MaytoDay(메이투데이)' 전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제공=광주비엔날레)
5·18민주화운동으로부터 태동한 '광주정신'은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을 다지는 초석이 됐다. 역대 광주비엔날레 출품작들은 40년간 쌓여온 민주주의의 기억을 예술로써 대변한다. 이 파편화된 광주의 기억들이 '서울에서' 한데 엮인다.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5.18 40주년 특별전 'MaytoDay(메이투데이)'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역사의 현장에 꾸준히 함께하며 목소리를 내 온 예술과 예술이 만든 연대를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80년 5월 18일로부터 40년이 흐른 2020년의 오늘, '민주주의의 봄'은 '광주정신'이 쌓아온 지난 시간의 궤적을 살펴보고 동시대 예술의 언어로 다시 한번 민주화운동을 조명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May to Day'의 서울 전시 '민주주의의 봄'이 오는 6월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아트선재센터에서 개막한다. (재) 광주비엔날레가 5·18민주화운동의 40주년을 맞아 광주정신의 동시대성을 탐색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다.

◇ ‘민주주의의 봄’, 목판화에 새겨진 '항쟁의 증언들' =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기획자 우테 메타 바우어(Ute Meta Bauer)가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국에 올 수 없었던 그는 "역대 광주비엔날레에 출품된 작품들을 재조명하고 당대의 아카이브 자료들과 판화 작품들을 전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테 메타 바우어는 지난 20년간 수차례 광주를 방문하며 광주가 남긴 기억들과 지금도 유효한 민주주의 정신에 주목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항상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는 것이며, 주어지거나 멈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동시대성에 대한 역설이 담긴 이번 전시는 '저항'과 끊임없는 '의문 제기'를 통해 관객이 단순한 기억을 넘어 능동적으로 사유하기를 촉구한다.

전시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의 전시가 잠정 연기됨에 따라, 아트선재센터에서만 개최하게 됐다. 격변의 시대에서 '항쟁의 증언'으로서 역사와 민주주의 정신을 기록해온 목판화 전시의 애초 기획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아트선재센터와 함께 인사동의 나무아트가 제2의 전시장소로 선정됐다.

목판화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김진하 나무아트 관장이 기획에 참여했다. 조진호, 한희원 작가를 비롯해 민주화운동을 여실히 기록하고 증언해온 목판화 작품들이 대거 전시된다. 나무아트의 전시는 6월 30일까지 개최된다. 아트선재센터와 나무아트 두 장소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5개국의 작가와 연구자 26명(팀)이 참여하며, 출품작은 약 190여 점에 달한다.

전시의 타이틀에 직접적인 영감을 준 김준태 시인은 이번 전시에 '강물은 모든 색채와 형상을 품고 반짝이면서 흐른다'라는 제목의 시를 바쳤다. 시는 1980년의 '그 날'로 시작해 '내일'로 끝맺음한다.

▲전시장 전경. (사진제공=광주비엔날레)
▲전시장 전경. (사진제공=광주비엔날레)

◇ 광주비엔날레 역대 출품작 통해 민주 정신 복기 = 각기 다른 시기에 광주비엔날레에 출품되었던 작품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롭게 조우한다. 민주주의에 대해 작가들이 제시해온 다양한 시선의 흔적들을 볼 수 있다.

1995년 출범이래, 12차례 개최되어온 광주비엔날레의 역대 출품작들이 다시 대중과 만나는 이번 전시는 5·18기념재단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당시의 기록사진과 서적이 더해져 40년 전의 뜨거운 현장을 오늘로 소환한다.

2006년 제6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오형근 작가가 선보였던 '광주이야기'의 연작 시리즈들이 당시 보도사진들과 배치돼 재현과 실재의 경계를 넘나들도록 이끈다. 2002년에 출품, 가상의 영화 '광주탈출'을 설정하고 영화의 포스터와 회화를 전시했던 박태규 작가의 작품은 새롭게 제작된 포스터와 함께 전시된다.

제10회 광주비엔날레(2014)의 개막식 생중계가 퍼포먼스로 공개된다. 역사의 비극을 목도하게 했던 임민욱 작가의 작품이 기록영상으로 재편돼 다시 공개된다. 제11회 광주비엔날레(2016)의 출품작으로, 네 명의 유령이 등장하여 민주화운동의 실체를 좇는 쿠어퍼라티바 크라터 인버티도(Cooperativa Cráter Invertido)의 영상작업과 설치작업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권승찬, 배영환, 이불 작가의 작품이 공개되며, ‘광주정신’을 대표하는 강연균, 홍성담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 익명의 사람들, 이름 없는 망자들의 목소리 재조명 = 구 전남도청 광장에서 모티브를 얻어 기획한 2층의 전시공간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파편화된 기억들을 한데 엮어 현재의 시점으로 재구성했다. 전시는 역사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으로 작용한다. 1980년의 현장자료들과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서 있었지만 정작 기록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잊혀가는 이름 없는 사람들을 소환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노순택 작가의 '망각기계'. (사진제공=광주비엔날레)
▲노순택 작가의 '망각기계'. (사진제공=광주비엔날레)

관람객은 당시 역사의 현장의 기록들을 직접 탐색하고, 40년이 흐른 현재의 시점에서 민주주의의 정의를 모색할 수 있다. 1980년 광주의 실상을 전 세계로 알리는 도화선이 된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Jürgen Hinzpeter)의 당시 취재 자료들과 5·18민주화운동에 개입한 당시 지미 카터 미국 행정부를 최초로 폭로한 미국 기자인 팀 셔록(Tim Shorrock)의 아카이브 문서들이 공개된다.

노순택 작가의 '망각기계'는 민주화운동 당시 사망한 이들이 묻힌 광주 옛 묘역의 영정사진들을 작가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 동안 시간적 간격을 두고 촬영한 이미지들을 보여준다. 역사적 비극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잊히고 또 기억되는지 관객에게 묻는다.

2018년 제12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백승우 작가의 '연상기억법(2018.9.7.~11.11)'은 구 국군광주병원의 현재의 이미지를 아카이브로 구축해 흔적을 통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이 밖에도 이창성의 보도사진을 비롯한 아카이브 자료들은 박제된 역사의 순간들을 불러온다.

시대를 초월한 다양한 층위의 민주주의 정신을 동시대 예술을 통해 탐색하는 이번 전시는 7월 5일 막을 내린다. 이후 대만과 독일, 아르헨티나의 전시가 가진 서사들과 만나 9월 초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에서 확장돼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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