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유상증자로 급한 불 껐지만…산적한 과제들

입력 2020-05-2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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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위기에 처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업체 제주항공이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이스타항공 인수와 추가 자금 마련 필요성 등 과제가 쌓여있다는 평가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1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확보한 자금 중 1000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678억 원은 채무 상환에 쓸 예정이다.

유상증자로 단기유동성을 확보하게 됐으나 안심할 수는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제주항공의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80억 원이다.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하면 990억 원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제주항공의 월 현금 소진액은 300억~400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보유 현금은 2분기 말에 상당 부분 소진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와 같은 여행 제한이 지속될 경우 올해 말까지 추가 자금의 필요성이 재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700억 원의 유상증자로는 올해 필요한 현금을 모두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올해 제주항공이 기업 외부에서 2438억 원을 추가 확보해야 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는 이스타항공 인수 후 투입해야 할 자금 약 1500억 원은 정부 지원으로 충당되는 것으로 판단해 제외한 것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다만 유상증자와 같은 자구노력을 인정받으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유리해질 것”이라 예상했다. 제주항공은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요건을 충족해 지원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항공 수요의 회복 시점도 예측하기 어렵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부터 인천~마닐라 노선을 주 1회 운항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주항공이 주력으로 하는 일본, 동남아시아 노선의 여행제한규제가 풀리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 과잉인 국내 LCC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여객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되더라도 치열한 운임 경쟁이 예상된다는 점도 수익성 회복에 걸림돌이다.

이스타항공 인수 이후 나타날 추가 부담도 큰 변수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042억 원으로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3월부터는 국내선 운항까지 접으면서 ‘셧다운’에 돌입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운항 재개와 체불 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등 내부 갈등 이슈도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대주주에 임금체납 해소 명목으로 200억 원 상당의 사재출연을 요청했다. 이스타홀딩스 측에서는 이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종식 시점에 대한 합리적인 추정이 어렵고 이스타항공으로서도 쉽게 용인할 수 없는 조건이 아니라고 판단됨에 따라 딜 클로징 지연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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