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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삼청동 사는’ 몽룡과 ‘신여성’ 춘향을 만나다

입력 2020-05-22 16:57

국립창극단 신작 ‘춘향’

(사진제공=국립극장)
(사진제공=국립극장)

춘향과 이별한 후 한양으로 갔던 이몽룡이 남원으로 돌아온다. 낙방거사로 위장한 암행어사인 몽룡은 춘향의 엄마인 월매에게 춘향을 데리고 가겠노라고 말하며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서울 삼청동 사는 춘향 서방 이몽룡이요.”

춘향은 첫 만남부터 몽룡에게 딱지를 놓더니 몽룡이 써준 ‘혼인 서약서’를 눈앞에서 박박 찢어버린다. 한낱 ‘종이 쪼가리’로 어찌 사랑을 증명하겠냐는 춘향의 모습은 당차다.

국립극단 창립 70주년을 맞아 막을 올린 국립창극단의 2020년 신작 ‘춘향’은 젊은 세대의 입맛에 꼭 맞는다. 기존의 ‘춘향전’은 춘향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정절을 지키는 게 아녀자로서 당연한 행실이라는 뉘앙스를 풍기지만, 이번 ‘춘향’은 춘향이의 뜻이 담긴 수절이라는 해석까지 가능하게 한다. 춘향은 관습에 매몰된 조선 시대 여성이 아닌 ‘신여성’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모습이었다.

‘춘향’의 연출가인 김명곤은 “춘향과 몽룡의 또래인 10~20대 청춘 남녀 관객이 스토리와 인물에 대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각색했다”며 “고전 춘향전은 아름다운 판소리 춘향의 선율을 살리지만, 이번 ‘춘향’은 스토리나 캐릭터 설정이 과감하게 수술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춘향과 몽룡의 첫 만남부터 춘향의 시점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몽룡의 만남 제안도 춘향은 과감하게 거절하며, 증서 한 장에 목매고 산 엄마와 달리 춘향은 혼인 서약서를 믿지 않는다. '사랑가'의 춘향의 말과 모습은 주체적인 사랑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춘향을 맡은 이소연은 “2010년부터 춘향을 했는데, 서약서를 찢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종이 한 장에 마음을 맡기지 않고, 서로의 마음을 믿고 따르는 마음이 담겼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국립극장)
(사진제공=국립극장)

달라진 것이 한둘이 아니다. 이를 찾는 것도 이번 극 관람의 묘미다. 김 연출은 두 사람의 사랑을 빨리 완성하고 싶은 마음에 춘향과 몽룡이 다시 만나기까지 몇 해가 걸렸다고 설정한 고전도 거부했다. 국립극장의 ‘춘향’에서 춘향과 몽룡은 봄에 헤어지고 가을에 광한루에서 재회한다.

유수정 예술감독은 “관객이 바뀌고 시대가 바뀌니 극도 바뀌고 소리도 바뀐다”며 “이번엔 ‘사랑가’를 부를 때 춘향이 저고리를 벗지 않느냐”고 밝혔다.

화려한 무대 설정과 의상 그리고 색다른 연출을 내세운 ‘춘향’이지만, 우리의 소리는 최대한 보전됐다. 김성국 음악감독은 판소리의 북반주로 우리가 들었던 춘향을 불러온다. 거기에 서양악기를 가미했더니 극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2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장 문을 잠시 닫았던 국립극장은 ‘춘향’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극장은 객석을 한 칸씩 띄워 관객을 맞았다. 24일까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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