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원책 내놔라”…해외서도 ‘소방수 역할’ 압박 받는 은행

입력 2020-05-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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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앙은행, 현지 국내 시중은행 지점까지 고강도 지원방안 수립 지시

시중은행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코로나19 금융 지원책에 따른 극심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신남방 핵심 국가인 베트남 금융당국이 한국 시중은행들에 현지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으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당장 2분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시장 리스크와 함께 그나마 선방하던 해외시장 수익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6일 이투데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중앙은행은 3월 13일 국내 은행을 포함한 해외 은행에 코로나19 피해 예상 거래업체에 대한 지원 방안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자국에 진출한 해외법인, 지점, 사무소까지 포함한 매우 강력한 조치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의 은행들은 현지 코로나19 피해 예상 기업들을 대상으로 원리금 상환기간 조정, 이자 및 수수료 면제·인하, 자산건전성 유지 여부 등 구체적인 대책안을 요구했다. 특히 대책안에 대한 보고서를 매월 10일 제출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베트남은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등 국내 은행이 대거 진출한 신남방 최대 핵심 거점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기준 외국계 은행 중 최다 채널인 36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수익 중 차지하는 비중도 단연 높다.

신한·KB·우리·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1분기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글로벌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증가한 890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신한은행의 글로벌 순이익이 85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1.4% 늘어난 수치다. 신한은행의 해외 점포별 손익비중을 살펴보면 신한베트남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34%로 가장 많다.

하나금융의 전체 글로벌 부문 충당금적립전이익(이하 충전이익)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올해 약 40% 넘게 성장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이 지역의 이자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지 법인뿐만 아니라 지점, 사무소까지 모두 대책을 내놔야 할 정도로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피해는 2분기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해외 은행들에 코로나19 관련 대책을 강요하지도 못하는 반면 국내 은행들에만 눈치를 주는 상황이 씁쓸하다”고 하소연했다.

4대 금융지주인 KB·신한·우리·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2조837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하는 데 그쳤다. 문제는 2분기다. 코로나19가 제대로 반영되는 2분기에는 실적이 악화할 수 있는 요건이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단행한 기준금리 빅컷(0.5%포인트 인하)의 파장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만큼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여기에 은행들이 항공·여행 등 코로나19발 불황에 시달리는 업종들의 여신에 대해 대손충당금(예상되는 손실에 대비해 쌓아두는 돈)을 대거 늘려 이익이 줄어들 수도 있다. 정부의 요청으로 금융지주가 진행하고 있는 코로나19 금융지원도 2분기에 부실 위험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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