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진짜 -100달러 가나...‘탱크톱’ 임박에 또 25% 폭락

입력 2020-04-28 13:42 수정 2020-04-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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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원유 수요 급감·저장공간 고갈 우려…“-100달러 꽤 가능성 있다”

▲27일(현지시간) 종가 배럴당 12.78달러
출처:FT
▲27일(현지시간) 종가 배럴당 12.78달러 출처:FT
국제유가가 또 25% 가까이 폭락하면서 ‘유가 마이너스(-)100달러’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4.6% 떨어진 배럴당 12.7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30% 이상 하락하며 11달러 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WTI는 지난주 한때 마이너스권까지 내려앉았다가 사흘 연속 ‘V자형 곡선’을 그리며 급반등했다. 이에 유가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이날 다시 곤두박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감소, 공급 과잉에 따른 원유 저장공간 고갈 우려가 작용했다.

이날은 세계 최대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유나이티드스테이츠오일펀드(USO)가 WTI의 6월물 포지션을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원유시장 혼란을 부채질했다. USO는 WTI 6월물 포지션을 수일 내에 전부 처분하고, 포트폴리오의 15%를 10월물과 12월물로, 10%는 2021년 6월물로 롤오버하기로 하는 등 포지션을 근월물에서 원월물로 갈아탈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6월물과 7월물 간 스프레드가 커지면서 지난주 일어났던 마이너스 유가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부터 산유국들의 감산이 시행될 예정이기는 하나, 감산 폭이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플러스(+)는 5~6월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글로벌 원유 수요가 일일 2000만~3000만 배럴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원유 재고가 빠르게 쌓이면서 앞으로 몇 달 내에 ‘탱크톱(tank top)’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탱크톱이란 전 세계 원유저장 탱크가 가득 차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에는 유가와 관계없이 실수요를 넘어서는 물량에 대한 구매 자체가 힘들어진다. 리스타드에너지의 비요르나르 톤하우겐 원유시장 책임자는 CNBC방송에서 “시장에서 저장고 문제를 알고 있다”며 “수 주 이내에 탱크톱에 이르는 경로를 따라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추가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최후 카운트다운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유가가 실제로 -100달러로 추락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앞서 폴 생키 미즈호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투자자 노트에서 “원유는 환경오염 우려가 있으며, 다루기도 어렵다. 정유 과정이 없으면 쓸모 없다”며 “다음 달에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밀릴까? 가능성이 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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