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제 발언’ 후폭풍…트럼프, 대선 가도 ‘빨간 불’

입력 2020-04-27 11:27 수정 2020-04-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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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균제 관련 실제 사고 급증·트럼프는 브리핑 취소…신뢰도 낮아지는 가운데 대선 패배 불안감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살균제 발언으로 비난을 받자 전격적으로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일 브리핑을 이틀째 취소하면서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이 텅 빈 채로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살균제 발언으로 비난을 받자 전격적으로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일 브리핑을 이틀째 취소하면서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이 텅 빈 채로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몸에 자외선을 쐬거나 살균제를 주입하는 것을 검토해보라고 실언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실제로 트럼프 발언을 따라하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사고가 잇따르는 한편 트럼프는 거센 비판에 주말 이틀간 코로나19 일일 브리핑을 취소하는 대신 트위터로 언론 공격하기에 나섰다고 2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뉴욕시 보건·정신위생국에 따르면 트럼프의 살균제 발언이 나온 23일과 그다음 날에 걸쳐 18시간 동안 시 독물통제센터에 살균제 관련 사고 신고가 30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건과 비교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공화당 소속의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23일 살균제 발언 이후 우리 주의 응급 상담전화 코너에 살균제를 주입하거나 복용하는 것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며 “사실에 기반을 둔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고 트럼프를 비판했다. 일리노이 보건국도 독극물 관리와 관련한 신고가 크게 증가했다며 가정용 세제를 주입하거나 섭취, 또는 코로 흡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의학계는 살균제는 절대 몸 안에 직접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며 대통령이 국민 건강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성토했다. 청소제품 제조업체들도 트럼프 발언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 성명을 내놓았다.

트럼프는 이런 비판들에 뿔 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 “백악관 브리핑에 시간과 노력을 들일 가치가 없다”는 트윗을 올려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일일 브리핑 참석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트윗에서는 “나는 역사상 가장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이며 아마도 첫 번째 임기의 3년 반 동안 그 누구보다 많은 것을 이뤄낸 대통령일 것”이라며 “가짜 뉴스들은 이를 싫어한다”고 언론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주말 이틀간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을 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파문에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는 관리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백악관 코로나19 TF 조정관인 데보라 벅스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두둔하면서 이 논란을 잠재우고자 했다.

그는 “살균제 발언이 여전히 뉴스에 나오고 있다는 것이 나를 괴롭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살균제가 코로나19 치료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국민으로서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더 큰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며 “23일 있었던 일을 계속 끄집어 내 우리가 미국 국민에게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할까봐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잇단 실언에 갈수록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지난 19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코로나 대응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률이 52%에 달했다.

AP통신이 시카고대학 여론연구센터(NORC)와 16~20일 성인 10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트럼프가 코로나19 언론 브리핑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상당히 신뢰한다’는 답변은 전체의 23%에 그쳤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대선까지 여전히 6개월의 시간이 있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는 불길한 여론조사 결과와 대통령의 좌충우돌 브리핑으로 인해 민주당이 정권을 탈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3월 16일 이후 지금까지 35회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총 28시간 이상을 말했다며 이는 전체 브리핑 시간의 60%를 독차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는 이달 6~24일 브리핑에서 45분간 자신과 정부를 칭찬했으며 2시간은 남을 비판하는 데 할애하고 코로나 희생자를 애도하는 데는 5분도 안 썼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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