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산업 단기 유동자산 192조도 부족하다…현금확보 러시

입력 2020-04-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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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터 사업까지 매각…투자도 줄이며 유동성 위기 대응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전자, 자동차, 철강·중공업, 항공, 정유·석유화학 등 국내 5대 산업이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192조 원이 넘는 단기 유동자산을 확보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돈이 될 만한 것들을 모두 내다 팔며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26일 이투데이가 5개 업종의 15개 대표 기업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등 단기 유동자산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말 기준 192조4758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 증가한 규모이다.

업종별로는 철강ㆍ중공업의 단기 유동자산이 전년보다 6.1% 늘어나며 유동성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어 전자(3.5%), 항공(2.8%) 순으로 단기 유동자산이 전년보다 늘어났다.

반면 정유ㆍ석유화학은 단기 유동자산이 전년 대비 14.3% 감소했다. 최근 배터리 등 신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인해 단기 유동성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의 단기 유동자산도 전년 대비 3% 줄어들었다.

5대 산업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유동성을 확대해왔지만, 올해는 유동성 확보에 더욱 고삐를 죌 방침이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위기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일시적으로라도 유동성 위기가 닥치면 기업이 무너질 수 있는 만큼 버팀목이 될 수 있는 현금을 당장 손에 쥐고자 불필요한 자산이나 사업을 가차 없이 매각하고 투자도 철회하고 있는 것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가 닥치면 도산할 수 있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보다는 현재 살아남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유동성 확보가 지금은 최우선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은 미래성장동력으로 꼽히던 전지박 생산 업체 두산솔루스를 인수ㆍ합병(M&A) 시장에 내놨다. 당장 눈앞의 유동성 위기를 넘기기 위해 뼈아픈 결정을 내린 것이다.

대한항공도 최근 제주 연동의 사원주택 부지 매각 계약을 체결하며 300억~4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유휴 자산 매각 주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와 건물,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 및 건물 등을 처분할 계획이다.

한진그룹의 물류 계열사 ㈜한진은 롯데렌터카에 렌터카사업을 매각했다.

LG전자, LG화학 등 LG 그룹사들도 중국 거점인 ‘LG 베이징 트윈타워’를 1조3707억 원에 매각하며 자금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LG하우시스는 울산 신정사택 토지 건물 630억 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SK네트웍스도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직영 주유소 사업을 약 1조3000억 원에 처분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처럼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기업들의 분위기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에서도 감지됐다.

기아차는 지난 24일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유동성 위기에 맞서 10조 원 이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애초 사업계획에서 7조9000억 원 수준에서 어려운 시기에 대응하기 위해 3조 원 정도 초과하는 비용을 추가로 준비 중”이라며 “향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좀 더 확충하고 대비하기 위해 노력을 지속해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역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지난 1월까지 3조3000억 원 규모의 상환용 자금을 선제적으로 조달해 유동성을 확보했다”면서 코로나19라는 악재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획했던 투자도 줄이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실적 설명회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수출물량 등에 차질을 빚고 있어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올해 1조3000억 원으로 계획했던 투자 규모를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기업들이 금융시장의 불안정으로 앞으로 자금 조달이나 상황에 있어서 어떤 변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금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유동성 확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불안정하다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며, 분명히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 역시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계속 투입하고 있으며, 나름대로 금융시장에 개입해서 흑자도산 막으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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