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어느 땐데” 美의 WHO 지원 중단에 들끓는 국제사회...궁지 몰린 트럼프

입력 2020-04-1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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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트럼프의 자금지원 중단 결정에 유감 표명...게이츠 “위험한 소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말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말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계보건기구(WHO) 자금 지원 중단 명령을 놓고 국제사회가 들끓고 있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와중에 최전선에 있는 국제기구의 ‘손발’을 묶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거세다.

1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WHO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자금 지원 중단 명령에 유감을 표명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WHO에 오랫동안 후한 친구였고 앞으로도 그러기를 바란다”면서 “지금은 공동의 위협에 맞서 함께 싸우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할 시간이다. 만일 우리가 분열되면 코로나19는 그 틈을 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절차의 일환이라는 점을 언급한 뒤 “적절한 때 회원국과 독립적인 기구가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WHO의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분명히 개선의 영역이 확인될 것이고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할 교훈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WHO의 초기 늑장 대응이 팬데믹을 초래했다는 트럼프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 중단 위협을 할 때만 해도 “더 많은 시체를 원하지 않는다면 코로나의 정치화를 삼가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데서 한 발 물러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열린 기자 회견에서 “WHO의 잘못된 대응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어졌다”면서 “ 미국 당국자들에 의한 자체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WHO는 초기 늑장 대응 비판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독감 시즌에 이례적인 폐렴 신호를 알아채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 “중국 우한에서 4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이를 알아낸 것은 놀라운(remarkable) 일”이라고 말했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신종질병팀장도 “우리의 지침은 사람에 대한 노출을 제한하고 특히 의료 시설에서의 전염을 막는 것이었다”면서 “이런 지침을 1월 10∼11일에 내렸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는 벌집을 쑤셔 놓은 듯 들끓었다. 전 세계가 팬데믹 극복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할 시점에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럽연합(EU)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밤 성명에서 “WHO나 다른 인도주의 기구의 바이러스 퇴치 활동에 대한 지원을 줄일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국제사회가 연대해 협력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미국 내에서도 역풍이 불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세계의 보건 위기가 닥친 와중에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는 건 위험한 소리”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WHO의 일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늦추는 것”이라며 “세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WHO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패트리스 해리스 미국의사협회(AMA) 회장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는 국경을 모른다. 이는 분명히 국제적 협력을 필요로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위험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소신 발언이 나왔다.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멤버인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WHO는 CDC와 훌륭한 파트너”라면서 “나와 CDC, 그리고 보건 분야에 있어서는 질병의 확산을 제한하고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위해 WHO와 나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팬데믹 책임을 WHO에 돌리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전 세계 공동 대응을 늦출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트럼프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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