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일문일답] 이주열 한은 총재 “올해 1% 성장 쉽지 않다”

입력 2020-04-0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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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경제활동이 제약됐고, 유가도 급락했다. 국내 실물 경제도 성장세가 크게 둔화하고 소비 및 수출도 감소했다. 경제 성장 흐름은 지난 2월에 봤던 전망경로에서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3월(금리 인하 결정) 하순 이후에는 주가가 다소 반등하고 환율도 반락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9일 '4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응했던 정부의 재정정책이나 한은의 통화정책 등이 미치는 영향을 당분간 지켜보면서 정책 방향을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주열 총재는 올해 1% 성장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 진행 양상에 따라서 전망은 가변적이겠지만, 일반적인 받아들여지는 앞으로의 시나리오를 전제하면 1% 성장으로 가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앞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달 코로나19 우려가 확산함에 따라 열린 임시 금통위에서 50bp(1bp=0.01%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다만 이번 금통위에서는 조동철, 신인석 위원이 기준금리를 0.25bp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파급영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므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함으로써 거시경제의 하방리스크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코로나19 확산 정도가 심각하다. 금융위기보다 심각할 것으로 보는지.

“코로나가 빠르고 강하게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경 통제 및 자가 격리 등 강도 높은 정책을 펴고 있다. 각국 모두 내수 부진에 직면하고 있다. 경제침체(Depression)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경기 부진이 일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겪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위기보다 충격의 강도가 셀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도 어려움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 GDP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0% 성장으로 보는지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은 없는지.

“국내 경기흐름은 코로나19 진전에 달렸다. 세계경제 흐름도 코로나 사태의 전개 양상에 달렸다. 코로나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는, 당연히 전망이 갈릴 수밖에 없다. 보건의료 전문가 의견도 정리해서 기본적인 시나리오를 예측하는데, 기본 시나리오는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2분기 중에는 진정이 돼 3분기에는 경제활동이 점차 개선할 것이라는 전제가 있다. 이런 가정으로 보면 올해는 플러스 성장을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 한은법 80조에 따라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을 언급했다. 어느 정도 논의가 됐는지. 65조 내용에 따라 정부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지.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될 것에 대비해 안전장치로 비은행 금융기관의 CP매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회사채 시장 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주요 참가자인 증권사에 대해서 우량회사채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그런 제도를 한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방안에 대해 한은과 정부가 실무자 차원에서 협의 중이다. 80조를 통한 한은의 특정 기업에 대한 여신은 중앙은행의 통상적인 기능을 넘어서는 이례적인 조치다. 그래서 정부의 의견이 필요한 것이다.”

- 시장에서는 정부 보증하에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서 직접 회새채를 매입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금 채안펀드가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한은이 전액 공급 방식 RP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시장의 수요에 맞춰 확대공급하고 있다. 그 결과로 회사채와 CP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세다. 코로나19의 향후 전개와 국제금융시장 변화에 따라서 재현될 가능성이 남아 있고, 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특별 대출을 통해서 신용시장을 지원하는 정부와 협의중에 있다. 아직 밝히기가 적절치 않다.”

-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이다. 5월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은?

“기준금리는 지난번에 비교적 큰 폭으로 낮췄다. 정책여력은 줄어드는 게 사실이다. 통상 정책 여력이 있느냐를 판단할 때 금리로 대응할 정책 여력이 남아 있다. 금리정책이 여력이 남아 있어서 상황에 맞춰 정책대응을 해야한다.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뜻은 아니고 상황에 맞춰 정책대응을 해야 한다. 금리의 정책 여력이 남아 있다.”

- 한은이 국채 매입이나 회사채 매입을 직접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회사채 직접 매입은 한은으로서는 법적으로 제약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사실상 시장에 필요로 하는 유동성 수요 전액은 제한 없이 공급하고 있다. 국고채의 경우도 수급 안정, 시장 안정을 위해서 국고채에도 적극적으로 필요하면 매입할 계획에 있다.”

- 한은의 기준금리 대폭 인하 조치에도 국고채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

“장기 시장금리의 하락폭이 제한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주요국 장기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 추경과 관련해 국채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서 제한적이었다. 시장금리에 어느정도 선반영 되면서 은행대출 금리가 1월부터 쭉 하락세를 보였다. 3월 하순 들어서는 국내 장기금리 하락을 제한시켰던 요인들이 일부 완화되면서 장기금리가 하락세로 전환됐다. 기준금리 효과가 어느정도는 분명히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 이동걸 산은 회장이 한은의 문제의식이 안일하다고 비판하고 언급한 바 있다.

“금통위원들 전부가 국내외 경제 상황이 엄중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상황에 맞춰 지금껏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이상을 넘어서는 충격을 예상하고 있다. 과거에 하지 않았던 정책도 펼치고 있다. 한은이 중앙은행에 부여된 권한과 범위 내에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시장의 기대와는 괴리가 있을 것이다.”

- 미 연준이 장기금리 시장 안정을 위해 수익률곡선제한(YCC) 정책을 검토한다는 뉴스가 있다. 이를 도입할 경우 국내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보는지.

“미 연준이 사용했던 수익률 곡선 관리 정책을 보면 자국의 금융경제 상황에 따라서 제도를 펴게 된다.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우리상황에 맞춰 필요에 따른 정책은 하고 있다. 앞으로도 금융경제 상황 전개에 맞춰 적합한 정책을 대응하겠다.”

- 제로금리에도 소수의견이 나왔다. 소수의견의 무게감을 얼마나 받아들여야 하나.

“오늘만 나온 건 아니다. 특별히 소수의견이 무게감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금통위에서는 다수결의 합의제 기구다. 어디까지나 이견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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