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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코로나19로 쏟아지는 ‘과제 폭탄’을 보며

입력 2020-03-31 17:45

신동민 정치경제부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국 초·중·고 개학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정부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한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개학에 중학교 3학년인 큰딸은 좋아한다. 그동안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교에서 내놓은 수행 평가 등 과제 폭탄에 새벽 1~2시까지 씨름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는데 그나마 다행이다.

큰딸이 엄마에게 출력을 부탁한 학교 과제를 보면 나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분량이다. 각 과목 선생님은 ‘한 달을 쉬는데 이 기간에 이 정도는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과제를 내놓는 것 같다. 하지만 각 과목을 더하면 한 달 안에 하기에는 도저히 무리인 것 같다. 성적에 반영되다 보니 큰딸은 기를 쓰고 과제에 매달리고 있다.

아마도 학교에서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학원에 학생을 못 가게 배려한 것 같다고 자조해 본다. ‘중 3이라 올해부터 학원에 보내야 할 것 같다’는 아내의 생각이 결국 코로나19 때문에 좌절됐지만 과제 때문이라도 학원에 보내지 못했을 것이다.

서울시 교육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관내 학원 및 교습소 휴원 현황’에 따르면 27일(오후 2시 기준) 코로나19에도 서울 시내 문을 연 학원은 83.1%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지인들의 얘기론 강남에는 팀으로 과외를 받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그야말로 코로나19가 강남 지역 학생들과 비강남 학생 간의 교육 편차를 더 키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특히 강남 지역 학생들은 학원을 여러 개 다닌다고 하는데 학교 과제를 어떻게 다 하는지 의문이 든다. 강남 지역 학교들은 선생님이 과제를 많이 안 내든가 아니면 ‘부모 찬스’를 써 과제를 하는 것일까. 계층 간 이동사다리인 교육 문제가 강남권과 비강남권으로 완전히 나뉘었다는 말이 많았는데 코로나19로 더 실감 나는 상황이다.

예전 드라마를 보면 가난한 집안 아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뒷바라지했던 옛 애인을 버리고 부잣집 딸과 결혼하는 스토리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를 보면 재벌 3세가 가난한 집 딸과 결혼하는 스토리가 많은 것 같다. 최근 종영한 ‘이태원클라쓰’라는 드라마처럼 가난한 집 아들 성공스토리도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도 재벌 3세는 등장했었다. 그만큼 가난한 집 아들이나 딸이 공부해서 성공하는 스토리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드라마 스토리도 변화하는 것 같다.

현재 입시 위주의 교육 현장을 보면 씁쓸하다. 학교에 수험생은 있어도 학생은 없다는 말이 있다. 지난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친필 메모가 공개됐는데 그중 교육 정책이 미완으로 남은 점이 가장 아쉽다고 적은 데서 교육자는 우리 사회의 거대한 기득권 세력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나마 교육부가 뒤늦게 교육 격차 해소 방안과 함께 온라인 수업을 하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선생님들이 또 과제 폭탄을 내놓을까 우려스럽다. 상당수 과제는 교육을 위한 과제라기보다는 성적 평가를 위한 과제로 내놓은 것이 많다. 인성 함양을 위한 과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우스갯소리로 학교 과제는 부모에게 내는 숙제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학생 혼자서 하기에는 힘든 과제도 많다.

우리 사회에서 자녀를 교육시키는 것은 참으로 힘든 것 같다. 미국에 있는 조카들은 중·고등학교 때 과제가 많지 않아 방과 후 취미 활동이나 클럽활동을 많이 한다고 한다. 차라리 해외로 유학을 보낼까도 생각하지만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편안히 우리나라에서 자녀 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이참에 정부가 입시 위주의 교육에 메스를 들어 봤으면 좋겠다. 먼저 교사 선발부터 성적 위주의 교사 선발이 아닌 인성을 갖춘 교육자를 선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꿨으면 좋겠다. 교육자가 바뀌지 않는 이상 우리 교육의 미래는 없다. 물론 대다수 교사들은 참스승으로서 교육현장에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다만 인성 없는 몇 명의 교사가 전체 물을 흐려놓고 있어서 이를 가려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 입시 위주의 교육이 아닌 인성을 가르치는 학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교육 시스템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안심하고 자녀를 보낼 수 있는 교육 현장이 되길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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