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구리' 이어 '진진짜라'까지…라면 시장 '모디슈머' 신제품 줄잇는다

한국인의 소울푸드라 해도 과언이 아닌 라면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제조업체가 제공한 조리법과 무관하게 각자의 취향대로 제품을 소비하는 '모디슈머(Modify+Consumer)'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라면업계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농심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수년간 2조원 대로 정체된 국내 라면 시장에 모디슈머 신제품 출시가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농심)

농심은 모디슈머 마케팅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출시 36주년을 맞은 대표 제품 '짜파게티'는 2013년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너구리와 섞어 먹는 '짜파구리'가 소개되며 이목을 끈 것이 인기의 시작이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걸그룹 마마무의 화사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짜파게티에 트러플 오일을 넣어 먹는 것이 방송돼 화제가 됐다. 이에 발맞춰 농심은 지난해 출시 35주년을 맞아 송로버섯의 향을 담은 트러플 짜파게티를 한정 출시하기도 했다. 농심 관계자는 "수많은 레시피를 만들어내며 모디슈머 열풍을 이끈 것이 짜파게티의 인기 비결이라는 점에 착안해 소비자가 선택하는 신제품 출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전세계적으로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농심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자사 유튜브 채널에 짜파구리 조리법을 11개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게재하며 '물 들어올 때 노 젓기'에 집중하고 있다. 농심은 미국 법인에서 아예 '짜파구리'로 용기면을 출시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오뚜기)

오뚜기도 이에 뒤질세라 모디슈머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오뚜기는 진짬뽕과 진짜장을 조합한 매콤한 짜장라면인 ‘진진짜라’를 26일 출시했다.

‘진진짜라’는 오뚜기의 히트제품인 ‘진짬뽕’과 ‘진짜장’을 최상의 비율로 조합해 만든 매콤한 불맛짜장이다. '진짬뽕’의 화끈한 불맛에 진하고 깊은 ‘진짜장’의 풍미가 어우러진 제품으로 두껍고 넓은 면을 사용해 쫄깃하고 탱탱한 중화면 특유의 맛을 살렸다. 라면 두 가지를 섞을 필요 없이 ‘진진짜라’ 한 봉이면 화끈한 불맛 짜장라면을 적절한 양으로 즐길 수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비빔 4총사 콕콕콕 용기면을 두 개씩 섞은 신제품 '치즈게티(치즈볶이+스파게티)'와 '짜라볶이(짜장볶이+라면볶이)'를 내놓은 바 있다.

(사진제공=삼양식품)

삼양식품은 지난해 불닭과 미트 스파게티를 섞은 모디슈머의 레시피를 제품화해 '미트 스파게티 불닭볶음면'을 선보였다.

미트 스파게티 불닭볶음면은 화끈한 불닭소스와 진한 고기맛의 토마토 미트 소스가 조화를 이뤄 매콤하면서도 풍부한 감칠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치즈와 바질, 오레가노를 넣은 분말스프로 고급스러운 맛을 더했다. 삼양식품은 용기면 제품을 선출시한 후 봉지면 제품도 출시했다.

(사진제공=GS25)

모디슈머 라면 열풍은 제조사를 넘어 편의점 채널로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GS25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PB(전용)상품으로 출시한 '유어스참깨누룽지탕면(이하 참깨누룽지탕면)'이 인기를 끌며 출시 6일 만에 용기면 100여 종 중 매출 순위 10위(3월 3일 기준)에 올랐다.

베스트 셀러가 다수 포진한 용기면 분류의 특성상 상품 순위 변동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참깨누룽지탕면의 인기는 이례적이라는 게 회사측 분석이다. 참깨누룽지탕면은 참깨라면에 누룽지를 섞어 즐기는 모디슈머 레시피를 GS25가 상품화한 사례다.

참깨누룽지탕면은 칼칼하고 고소한 참깨라면에 더해진 누룽지의 고소함과 구수한 맛이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준혁 GS리테일 라면 담당 MD는 “최근 영화, 예능 프로그램 영향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모디슈머 트렌드에 맞춰 출시한 참깨누룽지탕면이 기대 이상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GS25 베스트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