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된 약도 다시보자"…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신약 재창출’ 주목

입력 2020-03-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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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하고 있다. 제네바/EPA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하고 있다. 제네바/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이 전 세계 확산 단계에 접어들었다. 빠른 치료제 개발이 절실해지면서 기존 약물을 활용하는 ‘신약 재창출’이 주목받고 있다.

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는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보다 전파가 빠르고 치명률이 높지만, 치료제가 없어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치료제 개발은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문제는 신약 개발에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 코로나19에 대한 연구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약 재창출을 통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신약 재창출은 다른 질환에 쓰이는 약물이나 효과가 부족해 실패한 약물을 다시 평가, 새로운 질환에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약물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에 들이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다. 렘데시비르는 핵산유사체로 바이러스 유전물질의 복제를 담당하는 단백질을 저해하는 약물이다. 다양한 바이러스에 사용될 것을 기대하고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먼저 개발했다. 최근 미국의 첫 번째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해 증상 호전을 이끌어내면서 코로나19 치료제로 본격적인 임상에 들어갔다.

렘데시비르는 중국 후베이성에서 2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결과는 다음 달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감염증 연구소도 임상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6곳의 의료기관에서 총 295명에 대해 렘데시비르의 임상이 시행된다.

애브비는 이미 발매된 '칼레트라'를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 2개 성분으로 구성돼 HIV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 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다. 애브비는 자사가 보유한 HIV 백신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연구에도 나섰다.

국내 제약사도 신약 재창출을 통한 코로나19 치료제 연구에 착수했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의 시험관 내 시험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효과를 확인했다. 이를 기반으로 특허를 출원하고, 관계당국과 협의를 거쳐 임상에 나설 예정이다.

레보비르의 주성분인 클레부딘은 핵산유사체로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 복제되는 과정을 저해한다. B형간염 바이러스 외에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등 여러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나타내 광범위한 항바이러스제로 평가됐으나 시장성 문제로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로만 개발됐다.

이뮨메드는 자체 개발할 항바이러스 치료물질 'HzVSFv13주'로 서울대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HzVSFv13주는 2018년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을 통해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 등을 평가한 바 있다. 코미팜도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파나픽스'로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임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약효가 뛰어나도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부작용이 치료효과보다 더 클 수 있어 사용할 수 없다"면서 "이미 개발된 약물은 안전성을 확보해 효과만 확인하면 빠른 사용이 가능해 현 시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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