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서 대박”…CB 전환 청구 봇물

입력 2020-03-04 15:54 수정 2020-03-04 17:5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급락장 속에서도 일부 코스닥 상장사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이 전환권을 행사로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 영향으로 재작년과 작년 초 대거 발행된 사채들이 전환권 행사 가능 기간에 돌입하면서 주가가 오른 일부 상장사들에서 청구 바람이 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매물 폭탄’이 등장하면서 오버행(과잉공급)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될 전망이다.

◇급락장 속에서도 CB 전환권 행사 26% 늘어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월 이후 CB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코스닥 기업은 총 54개로, 전년 동기(43개)보다 25.6% 늘었다. 전환권 행사 건수 자체도 84건으로 작년보다 33.3% 높은 수준이었다.

CB 투자자가 복수에 걸쳐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이 기간에 2번 이상 전환청구권 행사를 공시한 기업은 14개에 달한다. 에스티큐브, 조이시티, 인트로메딕, 이에스브이, 덕신하우징, 누리플랜, 대원, 엔브이에이치코리아, 화신테크, 마이크로텍, 포티스, 코센, 아이텍, 두올산업 등이 포함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기업 대부분은 내부 호재에 따라 급락 장세를 이기고 주가가 급등한 경우가 많았다. 임상 진척이나 M&A 이슈 등이 대표적이다.

일례로 2ㆍ3일 두 번에 걸쳐 CB 전환권이 행사된 에스티큐브의 경우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신약후보 물질인 ‘STT-003 항체’에 대한 위탁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히면서 이틀 내 주가가 35% 넘게 뛰었다.

전환권이 행사된 물량은 2018년 4월 발행된 5회차 CB 중 123만4329주다. 작년 5월부터 전환청구 가능 기간이었지만 최근 주가가 급등하며 매도차익을 보기 위해 CB 투자자들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CB 전환가는 1만520원, 3일 종가 기준으로 물량을 통틀어 계산하면 34억3100만 원의 차익 시현이 가능하다.

2월 총 3번에 걸쳐 CB 전환권이 행사된 화신테크는 M&A 이슈로 올 들어 지속적으로 주가가 뛴 경우다. 화신테크는 지난달 3일 글로벌 바이오기업 계열사로 최대주주 변경이 완료되면서 신약개발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최대주주가 바뀐 당일 상장주식 수 대비 14%가 넘는 물량의 3회차 CB 전량에 대한 전환권도 행사됐다. 이날 주가는 7310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연이어 같은 달 11일과 12일 398만 주 규모의 7회차 CB 물량도 전환 청구돼 27일 주식으로 전환된 상태다.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급등해 전환권이 행사된 기업도 있었다. 영화 ‘기생충’이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와 그 관계사 바른손이 대표적인 경우다. 각각 상장주식 총수 대비 3.08%, 2.99%에 해당하는 물량이 전환돼 지난달 말 상장됐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한다고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분류된 랩지노믹스의 CB 투자자도 지난달 20일 35만8605주에 대한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짠물’ 만기이자율 영향도… 개인투자자는 오버행 우려= 급락장 속에서도 전환권 청구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는 재작년 대거 발행된 CB 만기일이 속속 도래하고 있다는 점도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메자닌 채권 규모는 2조4417억 원이다. 이 중 CB가 1조9035억 원으로 78%를 차지한다.

이 시기 발행된 CB의 경우 코스닥벤처펀드 영향으로 만기이자율이 상당히 낮거나 아예 ‘0’인 경우도 많다. CB 투자자로선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른 경우엔 전환권을 행사해 매도차익을 보는 게 최선이고, 기대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지 않았어도 주식으로 보유해 때를 기다리는 선택을 내릴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지난달 내 CB 전환권이 행사된 기업 중에선 전환가보다 현재 주가가 낮은 경우도 더러 있었다.

반면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오버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기업 중 일부는 전환권 청구가 가능한 상황에서 상당한 물량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에스티큐브의 경우, 전환권이 행사된 5회차 CB에서 아직 115만9000주, 122억 원에 가까운 잔여 물량이 전환 가능한 상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여의도4PM' 구독하고 스타벅스 커피 받자!…유튜브 구독 이벤트
  • “흙먼지에 온 세상이 붉게 변했다”…‘최악의 황사’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이슈크래커]
  • 동성 결혼, 반대하는 이유 1위는? [그래픽뉴스]
  • 도지코인, ‘X 결제 도입’ 기대감에 15.9% 급등 [Bit코인]
  • “청와대 옮기고, 해리포터 스튜디오 유치”…4·10 총선 ‘황당’ 공약들 [이슈크래커]
  • 드디어 ‘8만전자’...“전 아직 96층에 있어요” [이슈크래커]
  • 주중 재벌, 주말 재벌, OTT 재벌…‘드라마 재벌家’, 이재용도 놀랐다 [요즘, 이거]
  • 지하철 파업 때는 ‘대체 인력’ 있지만 버스는 단 한 대도 안 와…왜?
  • 오늘의 상승종목

  • 03.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0,012,000
    • -0.5%
    • 이더리움
    • 5,067,000
    • -0.57%
    • 비트코인 캐시
    • 895,000
    • +8.55%
    • 리플
    • 895
    • +1.13%
    • 솔라나
    • 265,100
    • -0.08%
    • 에이다
    • 935
    • +0.75%
    • 이오스
    • 1,585
    • +4.62%
    • 트론
    • 172
    • +0.58%
    • 스텔라루멘
    • 204
    • +4.62%
    • 비트코인에스브이
    • 139,900
    • +4.33%
    • 체인링크
    • 27,050
    • -2.94%
    • 샌드박스
    • 1,007
    • +1.6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