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韓 고용비중 높은 저기술 산업군, 연구개발 활성화 시급"

입력 2020-02-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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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산 비중과 고용 비중 간 격차 큰 편…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져

한국 제조업의 특정 업종 쏠림현상을 완화하고 양질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의류, 식음료 등 저 기술 산업군에서의 연구개발(R&D)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기술 수준별 제조업의 R&D 집중도와 성장률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제조업 중 ‘전기 및 전자기기업’의 생산 비중이 가장 높지만, 고용비중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한국은 제조업 중 ‘전기 및 전자기기업’의 생산비중이 가장 높지만, 고용비중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사진제공=한경연)
▲한국은 제조업 중 ‘전기 및 전자기기업’의 생산비중이 가장 높지만, 고용비중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사진제공=한경연)

먼저, 생산 비중과 고용비중 간의 격차(16.05%포인트)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큰 편이다. 영국은 이 격차가 1.77%포인트, 프랑스는 4.82%포인트, 이탈리아는 1.9%포인트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은 전체 제조업 중 생산 비중이 낮은 편인 의류, 섬유, 식음료 등의 고용비중이 높은 편인데 이 결과가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한경연은 평가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수준을 부담할 수 있는 업종에서는 그 생산 비중보다 적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수준이 높기 어려운 업종에서는 그 생산 비중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상황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는 한국의 생산 비중과 고용비중 간 격차가 제조업종별 생산과 고용의 쏠림 정도(집중도)에서도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 제조업 업종별 생산 비중과 고용비중의 집중도를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로 측정해 주요국과 비교했다. HHI 지수는 제조업을 13개 업종으로 나눠 얼마나 고르게 생산과 고용비중이 분포돼 있는지를 측정한 지표다. HHI 값이 클수록 쏠림현상(집중도)이 심함을 의미한다.

▲HHI 지수는 제조업을 13개 업종으로 나눠 얼마나 고르게 생산과 고용비중이 분포돼 있는지를 측정한 지표다. HHI 값이 클수록 쏠림현상(집중도)이 심함을 의미한다.  (사진제공=한경연)
▲HHI 지수는 제조업을 13개 업종으로 나눠 얼마나 고르게 생산과 고용비중이 분포돼 있는지를 측정한 지표다. HHI 값이 클수록 쏠림현상(집중도)이 심함을 의미한다. (사진제공=한경연)

비교 결과 한국은 생산 비중 HHI와 고용비중 HHI 간의 격차가 주요국보다 상당히 큰 편으로 분석됐다.

한편, 보고서는 제조업을 기술 수준별로 △저기술 △중저위기술 △중고위기술 △고기술 4가지로 분류한 후 각 기술 수준별 대표적 업종에서 한국 상장기업과 세계 주요 상장기업의 R&D 활성화 정도(R&D 지출/매출액)를 비교했다.

보고서는 특히 대표적인 저기술업종인 가구, 의류, 섬유, 식음료 등에서 한국 상장기업의 R&D 집중도가 세계 주요 상장기업에 비해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R&D 집중도가 낮다는 것은 매출액 대비 혁신 활동이 소극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렵고 그 결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기술산업군이라고 해서 무시해도 되는 산업이 아니다”라고 덧붙이면서 “의류, 가구, 식음료 등 저 기술 업종에서 세계 상위권 기업들은 대부분 선진국 기업들이다”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의류, 식음료 등 저 기술 업종에서 상당한 고용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들 업종에서 혁신 활동이 더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흔히들 혁신성장을 얘기할 때 소위 첨단산업만을 고려하고 저 기술 산업은 암묵적으로 배제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한국의 고용구조를 볼 때 이들 저 기술 산업을 배제한 혁신성장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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