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위기가 높아지면서 중동에 진출해 있는 국내 건설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사업장 철수까지 고려할 수준은 아니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상황 악화 시 즉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7일 해외건설협회 따르면 현재 이란 지역에서 건설공사를 벌이고 있는 국내 건설사는 없으나 이라크 등 인근 지역에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한화건설, SK건설 등 다수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은 조인트벤처를 구성해 2조 원 규모의 카르발라 정유공장을 건설 중이며, 한화건설은 11조 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이라크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1500여명 규모로 이들 건설사 직원이 다수 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이들 건설사들은 현재 공사 중단이나 현장 철수 계획 등은 세우지 않고 평소와 같이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 현장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300㎞ 가량 떨어져 있는데다 외곽 지역이어서 지금으로서는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장과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현지 사정 악화에 따른 인력 철수 매뉴얼도 구비해놓은 상태다"고 설명했다.
한화건설과 SK건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필요 시 인력 철수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직까지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중동 내 주변지역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은 상황이어서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나,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을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공사 뿐 아니라 향후 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최근 중동지역 수주는 2018년 92억 달러에서 지난해 48억 달러로 줄고 있는 추세다. 전통적 수주 텃밭인 중동지역에서의 부진으로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도 21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8년 해외건설 수주액 321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