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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노(NO)재팬의 성공, 우리는 무엇을 내줬을까

입력 2019-12-31 06:00

변효선 국제경제부 기자

올해 한국은 항간에 나돌던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이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는 말이 완전히 틀렸음을 보여줬다.

일본 여행으로의 발길이 뚝 끊겼다. 유니클로 등 대표적인 일본 기업은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수년간 우리나라 수입 맥주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던 일본산 맥주는 지난 10월 한국 수출 실적 ‘제로(0)’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696만 엔(약 7380만 원)으로 집계되면서 전달보다 소폭 증가하기는 했으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90% 넘는 감소율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기자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본 제품을 한동안 쓰지 않았다. 오롯이 넘치는 애국심을 따랐다기보다는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유니클로 매장은 들어서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기자 역시 매장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을 유심히 보기도 했다. ‘일본 불매운동이 성공적이다’라는 데이터가 나올 때마다 ‘한 방 먹였다’라는 통쾌한 기분이 들었던 것도 의식적으로 일본 제품을 피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생각보다 길어진 일본 불매운동에 나름 뿌듯해졌을 때쯤 뒷맛을 씁쓸하게 하는 만남이 있었다.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에 다니는 친구를 만났을 때였다. 회사 사정이 너무 좋지 않아 힘들다던 그 친구의 얼굴이 유독 어두워 보였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피해를 보는 쪽이 단순히 일본 사람, 일본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당연한 사실을 모르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 가까운 사람이 바로 그 대상이었을 때 느끼는 감정은 생각보다 찝찝했다.

기자도 사실 마음 한편으론 일본에 보복하려는 ‘대의’를 위해서라면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듯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 대상이 나였어도 과연 이 생각이 변함없었을까’라는 질문에는 흔쾌히 “YES”라고 답하기가 머뭇거려졌다.

일본 불매운동이 잘못됐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사실 오히려 아직도 통쾌한 마음이 크다. 그저 한 해가 지나가는 이 시점에 우리의 ‘통쾌함’ 속에서 조용히 고통을 감내하던 어떤 이들을 기억하고, 위로하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내년에는 부디 ‘무역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 우리도 굳이 살을 내주지 않아도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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