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투자절벽①] 100곳 중 4곳만 신규 시설투자...전년비 7%↓

입력 2019-11-2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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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분쟁 장기화와 일본수출 규제로 국내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신규 시설투자에 나선 상장사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수출 감소와 경기둔화로 상장사들의 공장 신축 및 생산시설 확보 등 신규 시설ㆍ설비투자가 크게 줄었다. 올초 이후 현재(20일 기준)까지 총 43조7667억 원 규모의 시설투자가 진행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47조2565억 원)과 비교하면 7% 감소한 수치다.

올해 신규 투자에 나선 기업은 전체 상장사 중 3.94%(코스피 4.92%, 코스닥 3.29%)에 불과하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들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48개사가 공장 증축 등 신규 시설 증축에 나섰지만 올해는 44개사로 소폭 줄었다. 투자금액도 1조947억 원에서 1조943억 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코스피 기업은 28개사에서 44개사로 늘었지만 규모는 46조1617억 원에서 42조6724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설비투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수출이 올해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급감했다”며 “추가적인 증설 유인이 전혀 없는데 일본 수출규제 조치 등까지 겹치며 예정해던 투자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자기자본의 절반 이상을 시설 확장에 쏟아붓는 ‘공격적 투자’도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 시설투자 금액이 자사 자기자본 대비 평균 82.89%에 달했지만 올해는 30.62%로 크게 줄었다. 자기자본 대비 투자규모가 높은 곳은 대한항공(226%), 네패스(110.14%), 아이큐어(98.98%), 한익스프레스(89.44%), 휴마시스(78.1%), 필옵틱스(73.29%), 이연제약(72.84%) 등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문물량 및 수요 증가로 신규 시설을 지은 곳은 LG이노텍, LS전선아시아, 대한해운, 메카로, 보광산업, 삼성전자, 안트로젠, 에이티세미콘,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 한국항공우주, 현대상선, 메카로, 보광산업, 크린앤사이언스 등 16개사(코스피, 코스닥 각각 8개사)에 불과하다.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연구소 신설과 생산라인 증설을 목적으로 한 투자가 많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투자규모가 압도적으로 컸다. 올해 메모리 첨단공정 전환, 인프라 투자 및 파운드리 증설투자를 목적으로 26조2000억 원을 투자했다. 전체 투자금액 중 59.86%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지난해 28조 원(60.5%)과 비교하면 감소했다.

이어 △대한항공 7조4471억 원(신규 항공기 20대 구매) △LG디스플레이 3조 원(대형 OLED 패널 생산시설 증축) △한국가스공사 2조1332억 원(제5 LNG생산기지 1단계 건설) △현대오일뱅크 3600억 원(CDU 및 VDU 공정 신설) △일진머티리얼즈 3000억 원(전기자동차 배터리용 음극집전체(I2B) 생산설비) △대한유화 3000억 원(SM생산시설 신설)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는 △네패스 1803억 원(반도체용 생산설비 투자) △GRT 1219억 원(3공장 신규 건설) △엘앤에프 700억 원(2차전지 양극화물질 CAPA 증설) △제넥신 621억 원(마곡 신사옥 및 R%D센터 건설) △셀트리온제약 582억 원(청주공장 내 PFS 라인 증설) △필옵틱스 486억 원(시설증설 통해 생산공간 확보) △노바렉스 3979억 원(중장기 발전을 위한 신규시설 투자)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동호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설비투자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는데 글로벌 반도체의 경기 회복으로 수출이 회복하면 신규 증설 압력도 커질 전망”이라며 “다만 미중 무역협상 문제가 다시 악화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설비투자가 회복된다면 잠재성장률의 하락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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