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초연결 사회, 프라이버시가 위협받고 있다

입력 2019-10-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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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테르텐 대표

며칠 전 신문에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기사 하나가 있었다. 인터넷 및 정보보호 분야 전문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사물인터넷(IoT) 보안 취약점 점검 서비스를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무료로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암호학을 전공하고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을 운영하는, 보안 분야 전문가인 나에게도 ‘벌써! 이렇게나 빨리’라는 놀라움이 일었다. 또한, 동시에 일반인들이 이 제목을 보았을 때 무슨 의미인지 이해를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기사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IoT 기기가 증가하면서 보안사고가 늘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에 10월 1일부터 4세대(4G)·5세대(5G) 통신 등 네트워크에 연결된 가전제품, 모바일·웨어러블 장비 등 다양한 IoT 기기를 대상으로 보안 취약점 점검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서비스를 희망하는 기업과 개인은 KISA에 해당 서비스를 신청하고, 적격심사를 거쳐 지원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설명하면 가정 내에 들어와 있는 IoT 기기들이 쉽게 해킹되어 우리들의 사생활 정보가 밖으로 불법적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이렇듯 할 일 많은 KISA에서 이런 서비스를 해주겠다고 하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심각성이 먼 미래가 아닌 우리 코앞에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 실감이 가실지?

우리 가정에는 스마트 TV, 스마트 냉장고, 인공지능(AI) 스피커, 로봇 청소기, 홈캠, 디지털 도어락, 자동 온도 센서기 등의 기기가 있다. 이 정도는 대부분 가정에 흔하게 있는 제품들이다. 근데 이들 제품을 사용할 때 IP 카메라를 해킹하여 집안의 영상을 무단으로 외부에 공유할 수 있다. AI 비서인 경우 대화 내용을 무단으로 녹음 후 외부로 유출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 온도 조절기를 장악하여 온도를 99도까지 올린 후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해킹 시연이 얼마 전에 있었고, 스마트 TV를 통한 도청 감청 시도가 가능하다는 걸 위키리크스가 폭로하기도 했다.

초연결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지금, 이제 가정 내 보안은 마치 온 동네에 설치된 방범용 출동 서비스처럼 필수적인 서비스로 조만간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한 대비가 만만치가 않다. 이유는 홈 네트워크 부분의 정보보호 시스템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보안은 일반인들에게 어려운 부분이고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무슨 보안이 필요하겠어”라는 생각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제품들이 하나둘 선보이고 있다.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IPTV용 셋탑박스처럼 가정 내에 개별 설치하여 해킹을 차단하는 방식과 또 하나는 통신망에 설치되어 가입된 가구만 보호하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디지털 도어락의 개폐 현황, 원격접속 제어, 영상 정보 노출 방지 및 집안에서 사용되는 노트북, 스마트폰 상의 데이터 해킹도 막아낸다. 이 서비스를 위해 한 달에 1000원 정도 지출해야 한다면 여러분들은 사용하실 건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또한, 기술이 아닌 제도적인 면에서의 보완도 필요하다. 현행법상 사전에 동의를 얻은 기업·개인 사용자 기기는 서비스 사업자가 스캔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비스 신청 시 그 내용을 읽고 동의하기보다 그냥 기계적으로 동의한다. 따라서 사생활과 관련한 내용이 담길 수 있는 데이터 스캔에 대한 동의 절차를 자세한 설명을 통해 승인받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서비스 사업자들 또한 개인의 데이터가 뭐 그렇게 중요하겠냐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대규모 사생활 침해를 넘어서 생명과 직결된 보안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관련 보안 기술조치를 서비스 제공 시 의무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초연결 사회, 인공지능과 IoT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따라서 이런 큰 파도가 우리 가정 안으로 들어오는 것 또한 막을 길이 없다. 집도 도시도 그리고 모든 교통과 시설물들도 인공지능 기반하에 좀 더 스마트하게 변해갈 것이며, 서로 간에 연결되어 갈 것이다. 이런 편리성 이면에 가려진 프라이버시 침해 및 위협 부분에 지금이라고 관심을 두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보안은 우리의 인권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미래 사회의 필수 조건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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