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북시리아서 철수 준비...‘앙숙’ 쿠르드·시리아 정부 다시 손잡았다

▲13일(현지시간) 터키군의 공격으로 시리아 내 요충지인 라스 알-아인에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시리아/EPA연합뉴스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을 몰아내기 위한 군사작전에 들어간 지 닷새가 지나면서 시리아 상황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앙숙 관계이던 쿠르드족과 시리아 정부가 터키군 저지를 위해 다시 손을 잡았다.

쿠르드 당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터키군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시리아군이 쿠르드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을 돕기로 협정을 맺었다. 터키와의 국경을 따라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관영 사나 통신은 정부군 부대들이 이미 북부 지역으로 이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시리아 정부군이 48시간 이내에 SDF가 통제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 도시 코바니와 SDF 동맹군이 통제하고 있는 만비즈로 배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SDF의 통제권에 있던 두 도시는 현재 터키군에 점령될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9일 터키는 ‘평화의 샘’ 군사작전 개시 나흘 만에 시리아 내 요충지인 라스 알-아인과 탈 아비아드 등 2개 도시를 장악한 상황이다.

시리아 정부군 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남아 있는 미군을 모두 철수하라고 명령한 이후 이뤄졌다.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날 시리아 북동부에 있는 1000명의 미군을 다른 지역으로 철수시킬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이동했다고 밝혔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북부에서 1000명의 미군을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철수가 사실상 모든 미군이 시리아 전장에서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시리아 내 미군 대부분이 북부에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한편, 터키 공격으로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억류됐던 IS 조직원 및 가족 785명이 탈출했다. 쿠르드 당국은 이날 성명에서 친터키계 용병들이 IS 가족들이 억류돼 있는 캠프를 포격했으며 이후 캠프 내 IS 세력이 경비원들을 공격해 문을 열고 도주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