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평의 개평(槪評)] 1인 가구를 위한 금융

입력 2019-10-1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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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차장

1인 가구 600만 시대. 우리나라 10가구 중 3가구는 1인 가구로 ‘나 혼자 산다’. 인구는 2028년을 기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1인 가구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의 생활 형태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KB금융이 1인 가구 고객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19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나 홀로 사는 장점으로 ‘자유로운 생활과 의사결정’을 꼽았다.

혼자 사는 걱정거리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의 걱정과 미래의 우려 모두 ‘경제활동 지속력’이라고 답했다. 1인 가구의 은퇴 준비는 소홀했다. 은퇴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20.9%에 그쳤다. ‘준비·계획 모두 없음’ ‘준비하지 않고 있으나 계획은 있음’이 80%에 육박했다. 응답자가 답한 은퇴 이후를 위한 월 투자·저축 필요액은 123만 원. 그러나 실제로는 57% 수준인 약 70만 원만 투자·저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인 가구에 대한 민간의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마케팅 차원의 현황 파악 수준이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트렌드에 기대면서 유통과 식음료 등 제조업체들은 1인 가구를 위한 개인화, 소량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았다. 혼족과 혼밥 등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지만 그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특히 일회성 소비재가 아닌 금융은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

1인 가구의 투자성향은 매우 안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50대를 제외한 1인 가구 상당수는 ‘수익률이 낮아진다고 해도 펀드를 바로 해지·변경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또 다양한 투자상품을 스스로 알아보려는 성향도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험에는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저출산 문제 해결이 시급한 정부는 여전히 다인 가구 중심의 정책에 집중하고 있지만, 1인 가구 증가세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1인 가구의 자가 비율은 다인 가구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들은 주택 구입 의향이 높지만 주택 청약, 아파트 분양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없는 이상 1인 가구는 스스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금융 회사들은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생활 패턴에 맞춘 적금이나 카드를 출시하면서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혼자 벌어 혼자 쓰는 1인 가구는 당장은 부족함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누구보다 재무관리가 절실하다. 노후를 대비해 혼자 살며 돈을 모으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1인 가구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이 높아 경제와 생활정보에 대한 욕구가 높은 편이다. 1인 가구의 금융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소비 증가로 인한 경제 활성화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출산율 증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pe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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