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조 프로젝트] 왜 대기업은 스타트업이 되려고 하나

입력 2019-10-0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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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해도 박수받는 삼성 'C-Lab'… 초심 돌아가 '제조 새법칙' 쓴다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위치한 C랩 라운지에서 C랩 과제원들이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위치한 C랩 라운지에서 C랩 과제원들이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제조의 규칙은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과거 기업들은 산업화를 겪으며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 구축에 집중했다. 생산설비 규모가 증대됨에 따라 생산물 단위당 생산비가 감소하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기업들은 한가지 물건만 팔기보다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 접어들었고, 이는 최근 들어 ‘개인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회장은 지난해 알리바바 클라우드 개발자 대회에서 “예전에는 어셈블리 라인(생산라인)을 통해서 5분 동안 같은 양식의 옷 2000개를 생산하는 게 대단한 일이었다면, 다가올 시대에는 5분 동안 다양한 옷 2000개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조의 규칙이 바뀌면서 대기업들은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실제로 회사나 사업의 규모를 줄이는 게 아니라 팀 단위로 스타트업처럼 활동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소규모 조직을 통해 미래 먹거리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성공한 프로젝트는 회사 차원에서 주력사업으로 키우기도 한다. 일종의 인큐베이팅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조직은 민첩하고 유연하며, 역동적이고 실험적이다.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일의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고, 혹여나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본연의 업무로 복귀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덜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2012년 C-Lab(Creative-Lab) 제도를 도입했다. 창업·분사 이후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5년 이내에 복직할 수 있어 삼성 내부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삼성의 C-Lab을 통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임직원 739명이 183개의 사내벤처 과제에 참여했으며, 이 중 31개(119명)는 스핀오프를 통해 법인 설립까지 이어졌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소규모 사내 혁신조직인 TDR를 통해 기술 과제에 도전하고 있다. TDR는 ‘풀어헤쳐(Tear Down) 새롭게 디자인한다(Redesign)’라는 뜻의 혁신 활동으로, 특정 과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일정 기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혁신조직이다.

LG디스플레이는 매년 말 ‘혁신 성과 발표회’를 통해 한 해 동안 탁월한 성과를 창출한 TDR에게 시상하고 이듬해 TDR를 새롭게 출범시키고 있다. 작년 말에는 32개 TDR를 시상하고, 25개 TDR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현대·기아차도 2000년부터 사내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5월 유망 사내스타트업 3개사를 분사했다. 이번 분사는 2014년 이후 5년 만의 성과물이다. 독립한 회사들은 자동차 실내 공기질 케어, 차량 개인화 기술, 주니어 카시트 등 자동차와 관련된 기술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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