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도 ‘인구절벽’ 비상…일손 부족에 잇따라 정년 연장

입력 2019-09-24 15:09 수정 2019-09-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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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부담 증가로 경쟁력 저하 우려

동남아시아도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 비상이 걸렸다. 일손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동남아 정부가 잇따라 정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소개했다.

고령자의 경제적 자립도를 높여 사회보장비용을 억제하려는 목적도 있다. 다만 기업 부담이 증가하고 고용 유연성이 낮아져 경쟁력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8월 법률로 정한 기업 직원 정년퇴직 연령을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현재는 62세이지만 2022년 63세로 올리고 2030년까지 65세로 높인다. 희망하는 직원에 한해 일정 조건 아래서 계속 고용할 의무가 있는 재고용 상한 연령도 지금의 67세에서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70세로 높인다.

싱가포르는 일본 후생연금에 해당하는 중앙적립기금(CPF) 부담률도 단계적으로 끌어올린다. 예를 들어 56~60세 직원 부담률은 기업 부담분까지 포함해 현재의 26%에서 2030년 37%까지 오른다. 리셴룽 총리는 “이번 일련의 개혁은 노인이 금전적으로 더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남성 60세, 여성 55세인 정년을 각각 단계적으로 62세, 60세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근로자는 지난 5년간 약 200만 명 늘어나 이전에 비해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연말까지 관련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2021년부터 정년 연장이 시행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인적자원부도 이달 초 현재 60세인 퇴직연령을 65세로 높이는 것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태국 정부도 공무원 정년 연령을 현재 60세에서 더 높이기로 했으며 추후 세부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동남아 각국이 잇따라 정년 연장에 나서는 것은 노동력 부족이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태국중앙은행은 2020년대 노동력 감소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연평균 1.5%포인트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싱가포르도 15~59세 생산가능인구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소득 수준의 상승에 따라 많은 동남아 국가에서 평균수명이 높아지고 있어 여성과 함께 노인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고령화 사회에서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어가는 것이 국가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년 연장에 따른 의료비 절감 효과도 기대한다. 싱가포르 보건부의 올해 예산은 100억 싱가포르달러(약 9조 원)로 5년 전에 비해 66% 급증했다. 다른 나라도 평균수명 연장에 따라 사회보장 관련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정년 연장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한 베트남 화장품업체 임원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젊은 인력”이라며 “노인은 인건비가 높지만 생산성은 낮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외국 기업이 비용 증가를 우려해 다른 나라로 이전하면 일자리를 잃을 위험도 있다.

반면 여전히 국민 평균 연령이 젊은 필리핀은 반대로 공무원을 대상으로 정년 60세 이전인 56세에 조기 퇴직할 수 있는 제도를 모색하고 있다. 관련 법안은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는 심사가 정체돼 성립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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