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기강(紀綱)

입력 2019-09-19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요즈음 왠지 불안하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 싸우는 것을 보면서 ‘이러다가 나라가 망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느낄 때도 있고,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도 더 설득력을 갖고 퍼지고 있을 때 ‘큰일 났다’는 생각과 함께 불안감이 밀려온다.

중국 송나라 때의 문인인 소동파는 신종(神宗)황제에게 올린 글에서 “기강이 한 번 폐하고 나면 무슨 일인들 생기지 않겠습니까?(紀綱一廢, 何事不生.)”라는 말을 했다. 기강은 ‘紀綱’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벼리 기’, ‘벼리 강’이라고 훈독한다. 벼리란 많은 그물눈을 매달고 있는 벼릿줄을 말한다. 벼릿줄이 튼실하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그물눈이 있어도 전혀 쓸모가 없다. 촘촘하고 튼실한 그물 안으로 물고기가 들어왔지만 벼릿줄 즉 기강이 부실하면 그 그물을 끌어올릴 수가 없기 때문에 결국 물고기를 다 놓치고 만다. 이처럼 중요한 그물의 벼릿줄에 빗대어 사회 현상을 평하는 말이 “기강이 해이 되었다”이다. 해이는 ‘解弛’라고 쓰며 각 글자는 ‘풀어질 해’, ‘늘어날 이’라고 훈독한다. 벼릿줄이 팽팽하지 못하고 축 늘어져 있어서 잡힌 고기가 다 빠져나가는 것을 기강이 해이해졌다고 하는데 이처럼 그물에서 유래한 말이 나중에는 사회현상에 빗대어 사용하게 된 것이다. 국어사전은 ‘기강’을 ‘모든 법과 규율과 제도 등을 통섭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심적이며 원론적인 법의식’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요즈음 우리가 왠지 불안한 까닭은 우리 사회의 기강이 해이해졌기 때문인 것 같다. 미국은 방위비 분담을 놓고 몽니를 부리고 있고, 일본은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으로 역사를 왜곡하여 우리의 주장을 오도하고 있으며, 중국이나 러시아는 호시탐탐(虎視眈眈) 우리를 넘보고 있는데, 우리는 서로 힘을 합치지 못하고 갈라져 싸우고만 있으니 기강이 해이 되었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 불안한 상황을 하루빨리 벗어나야 할 텐데….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코스피 7380선 거래 마치며 ‘칠천피 시대’ 열었다⋯26만전자ㆍ160만닉스
  • 위성락 "한국 선박 피격 불확실⋯美 '프리덤 프로젝트' 중단, 참여 검토 불필요"
  • '유미의 세포들' 11년 서사 완결…구웅·바비·순록 그리고 유미
  • 중동 전쟁에 세계 원유 재고 사상 최대폭 급감⋯“진짜 에너지 위기는 아직”
  • 미 국방장관 “한국 호르무즈 통항 재개에 더 나서달라”
  • 4월 소비자물가 2.6%↑... 석유류 가격 급등에 21개월 만에 '최고' [종합]
  • 110조달러 상속 온다더니…美 ‘부의 대이동’, 예상보다 훨씬 늦어질 듯
  • 77년 만의 '수출 5대 강국'⋯올해 韓 수출 '반도체 날개' 달고 日 추월 가시권
  • 오늘의 상승종목

  • 05.0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9,853,000
    • -0.45%
    • 이더리움
    • 3,464,000
    • -1.14%
    • 비트코인 캐시
    • 687,000
    • +2.08%
    • 리플
    • 2,098
    • +0.58%
    • 솔라나
    • 131,000
    • +3.64%
    • 에이다
    • 392
    • +2.62%
    • 트론
    • 509
    • +0%
    • 스텔라루멘
    • 237
    • +0.42%
    • 비트코인에스브이
    • 24,240
    • +1.34%
    • 체인링크
    • 14,740
    • +2.65%
    • 샌드박스
    • 112
    • +1.8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