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4·19 혁명(革命)

입력 2019-04-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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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내일은 4·19혁명 59주년이다. 1960년 4월 19일,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이룬 대한민국 최초의 혁명이자 아시아 최초로 성공한 시민운동이다.

혁명은 ‘革命’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가죽 혁’, ‘목숨 명’이라고 훈독하는데, 여기서의 ‘命’은 하늘이 내린 운명 즉 ‘천명’이라는 뜻이 더 강하다. ‘革’은 본래 짐승의 가죽을 가리키는데 짐승은 계절에 따라 완전히 털갈이를 하기 때문에 이로부터 ‘바뀌다’라는 의미가 파생되었다. 革命은 주역(周易) 혁괘(革卦)에 유래하여 나온 말인데, 혁괘의 괘상(卦象)은 연못 아래에 불이 있는 모습이어서 물은 아래로 내려와 불을 끄고 불은 위로 타올라 물을 말려버리는 상극 관계를 나타냄으로써 천명이 다하여 현 상태가 유지될 수 없는 변혁의 시기가 다다랐음을 상징한다. 따라서 혁명의 본래 뜻은 천명이 다한 왕통을 뒤집어엎고 새로운 왕통을 세우는 것이다. 중국 고대에 은(殷)나라의 탕왕(湯王)이 주지육림(酒池肉林)을 일삼은 폭군인 하(夏)나라의 걸왕(桀王)을 내쫓고 새로운 왕통을 세운 것이 바로 최초로 이룬 혁명의 예이다.

4·19혁명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이룬 최초의 혁명으로서 옛날로 치자면 왕통이라고 할 수 있는 이승만 정부를 갈아치우고 새로운 정부를 세운 날이다. 그래서 ‘革命’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우리는 2016년 가을부터 2017년 봄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시위를 이어감으로써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냈고 문재인 정부를 세웠다. 또 한 번 정권을 갈아치우고 새로운 정부를 세운 것이다. 그래서 광화문의 촛불시위는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촛불 혁명’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만 4·19혁명 때는 이승만의 하야가 당시의 집권정당이었던 자유당의 몰락으로 이어졌다면, 촛불혁명은 박근혜의 탄핵과 수감만 이루어지고 집권정당의 세력은 그대로 유지되는 채 적폐청산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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