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고야마 노보루, ‘사장의 말공부’

입력 2019-04-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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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회사 사장은 말투가 다르다”

요즘 사업하는 사람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경기가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좋아질 전망도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600개 이상 기업의 경영 지도를 해 온 고야마 노보루(小山昇)의 ‘사장의 말공부’를 읽어보면 어떨까. 우리보다 먼저 극심한 장기 불황을 겪었던 일본 기업들의 흥망 비밀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과 저자의 주장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필자는 “불황의 긴 터널을 통과할 때 사장이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은 자신의 입에서 가능한 한 부정적 이야기나 남탓, 환경을 탓하는 말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해 왔다. 저자의 주장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저자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수천 명의 사장을 만나 기업 컨설팅을 하면서 내가 느낀 점은 잘나가는 회사의 사장은 말투가 다르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잘나가는 회사의 사장들이 하는 말은 따로 있다.”

△돈을 부르는 사장의 말 공부 △불황에도 잘나가는 회사의 언어 △절대 흔들리지 않는 조직의 소통법 △일 못하는 신입 사원도 핵심 인재로 키우는 비결 △돈 잘 버는 사장은 숫자로 말한다. 이런 주제를 관통하는 질문을 요약하면, “성공하는 사장은 어떤 말을 하는가”이다.

첫째, “모두 사장인 내 탓입니다.” 저자의 회사 경영의 대원칙은 “클레임이 발생하면 사장이 모든 것을 책임진다”이다. 클레임을 발생시킨 직원을 채용한 사람도 사장이고, 그 자리에 직원을 배치한 사람도 사장이고, 그런 상품을 취급하도록 한 사람도 사장이기 때문이다.

둘째, 경영계획을 발표할 때는 반드시 사장의 결의를 문자로 직원들에게 분명히 전달한다. 사원의 급여를 높여 주기 위해 회사는 불황 속에서도 반드시 성장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항상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저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표현으로 자신에게도 부담을 주고 직원들도 부담을 함께 지도록 한다.

셋째, 5년 후 미래를 염두에 두고 역산하면서 경영해야 한다. 눈앞의 일에만 압도되어 살다 보면 많은 것을 놓치고 만다. 5년 후를 염두에 둔 경영계획서의 놀라운 효과는 오늘 해야 하는 일을 뚜렷하게 구체화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넷째, 중요한 문장을 반복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직원들과 함께 아침 스터디를 6000회 이상 실시해 오고 있는데 교재는 저자가 집필한 ‘일 잘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회사의 경영계획서 두 가지뿐이다. 저자의 믿음은 많은 것을 배우는 것보다는 적은 텍스트를 활용하여 같은 내용을 반복해 배우는 편이 사람을 키우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 방법이 효과적인지는 사람에 따라 다른 평가를 내릴 것이다. 다만 “어떤 업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담당하기 위해서는 반복해 가르치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는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다섯째, 사장의 성적표는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다. 한 해 동안의 실적을 정리한 것과 결산일 기준 회사의 재산 상황을 정리한 두 가지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삼사 분기 결산서로 회사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여섯째, 업계의 비상식을 받아들여야 성장할 수 있다. 동종 업계 대신 다른 업종의 성공 사례를 연구하고 그곳에서 교훈을 얻고 좋은 사례를 받아들이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모방할 수 있어야 배울 수 있고 부러워할 수 있어야 이길 수 있다.

끝으로 숫자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좋은 예감이 들수록 반드시 구체적인 숫자로 검증해야 실수를 피할 수 있다. 숫자로 이루어진 소통은 직원들의 사고를 명료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오가는 길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불황 탈출법이다. 공병호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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