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더위 먹은 증시, 죽어야 산다

입력 2008-07-0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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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코스피시장이 계속되는 외국인 매도 폭격에 7일 연속 하락하며 1600선 수성에 실패했습니다.

간밤 뉴욕증시(3일)는 예견된 유럽중앙은행(ECB)의 0.25% 금리인상과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의 향후 "금리정책기조 중립" 시사에 안도했으나, 독립기념일 연휴를 앞둔 경계 심리와 국제유가의 사상최고치 경신, 기술주들의 약세로 혼조 마감했습니다.

소폭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변함없는 매도가 확인되면서 1600선을 이탈, 낙폭을 점차 확대한 끝에 전일대비 28.60p(1.78%) 내린 1577.94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2661억원 순매도로 무려 20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간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998억원, 561억원 매수우위로 대응했습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874억원)를 중심으로 128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경기방어 통신株, 환율수혜 자동차株 상승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비교적 경기에 둔감한 통신업종(1.17%)만이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KT가 2.01% 상승한 것을 비롯해 LG텔레콤(1.81%), SK텔레콤(0.79%), LG데이콤(1.54%) 등의 통신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기록했습니다.

디지털카메라 수요 부진이 우려되는 삼성테크윈(-7.89%)이 반등 하루 만에 급락하며 의료정밀업종(-7.39%)의 약세를 주도했고, 美증시 금융주들의 부진 영향으로 보험(-3.55%), 은행(-3.34%), 증권(-3.31%) 등 신용경색 우려에 민감한 금융주들의 낙폭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2.69%)와 하이닉스(-6.79%)등 전일 강했던 반도체주들이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LG전자(0.44%)와 삼성SDI(0.13%)가 오르는 등 대형 IT주들의 흐름이 엇갈렸습니다.

POSCO(-1.63%), 현대중공업(-0.98%), 국민은행(-3.74%), 한국전력(-1.31%), 신한지주(-3.53%)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대부분 하락하며 지수를 압박했습니다.

한편 미국시장 점유율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현대차가 2.28% 올랐고, 소형차를 포함한 신차 출시가 예정된 기아차(3.95%) 등 자동차주들이 약세장에서 선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계열사 지분을 확대중인 동부정밀화학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자산주 삼영화학이 하이브리드카 관련주로 부각되며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코스닥시장도 외국인 매물(-193억원)에 엿새 연속 미끄러지며 530선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외국인 매도 타깃이 된 대장주 NHN이 -7.10%나 폭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시가총액 3위 메가스터디도 6.33% 급락하며 지수 낙폭을 키웠습니다.

다음(-1.11%), SK컴즈(-5.04%), 인터파크(-2.98%) 등의 인터넷주들이 동반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쌍용건설이 매각 우선협상자 결정 임박 기대로 10.96% 급등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증시의 하락이 지속되자 피난처를 찾는 개인들의 매기가 일부 테마주들로 집중됐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시판 호조 소식과 칠레산 돼지고기 다이옥신 검출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로 이네트, 한미창투 등 쇠고기 테마주들이 동반 강세를 기록했습니다.

대운하 사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 영향으로 코스피시장의 삼호개발(상한가), 코스닥시장의 이화공영(9.82%), 특수건설(8.67%), 홈센타(7.45%) 등 대운하 테마주들이 출렁거렸고, 비츠로테크, 한양이엔지 등의 우주항공 테마주들이 상한가에 진입했습니다.

무기력증, 어닝시즌 도래

고유가 등 외부 악재에 시달리며 하루도 빠짐없이 하락한 코스피지수가 지난 3월에 가까스로 지켜냈던 120주선마저 이탈했습니다.

코스피가 120주선을 하회한 것은 2004년 이래 4년만입니다. 당시에는 구름층 지지아래 연이은 양봉으로 곧 120주선을 회복함으로써 120주선이 결국 지지선 역할을 했지만 장대음봉의 매서운 기세로 120주선을 하회한 지난주의 흐름은 증시의 중장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아직 월초에 불과하지만 지난달 20월선 이탈에 이어 음봉을 길게 드리우고 있는 월간차트 역시 불안한 흐름입니다. 2003년 20월선을 회복한 이후 약 5년 만에 이탈 징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번 달 남은 기간 동안 강력한 반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장기 추세에 변화가 올 수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강남의 큰손들이 현금비중 확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소문들도 이와 무관치는 않아 보입니다.

여름철 한더위 무기력증에라도 걸린 듯 변변한 반등조차 없이 흘러내리는 증시에 익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투자자들로서는 한주 내내 빠진 이번 주가 참으로 당혹스럽고 침통했을 것입니다.

지난 수년간의 강세장 경험으로 인해 습관적으로 '조정시 매수'전략을 취해온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과 계단식의 지루한 조정 패턴을 고려해본다면 투자자들의 상실감은 지난 1분기 때보다도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 가닥 기대를 걸었던 ECB의 금리결정 이벤트는 지난 FOMC에서처럼 글로벌 증시에 큰 활력을 불어넣지 못했습니다.

독립기념일 연휴를 의식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와 반나절 거래를 감안하더라도 뉴욕증시의 애매한 등락폭은 증시의 방향을 돌려줄 모멘텀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습니다.

ECB의 금리인상폭이 예견된 수준이었고 향후 동결까지 시사해 달러는 강세를 보였으나 유가를 잡는데 실패함으로써 ECB 이벤트의 에너지가 분산된 결과입니다. 치솟는 유가를 제어하지 못한다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물론 경기침체와 신용경색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의식만이 선명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유가의 오름세가 지속되는 이상 경제지표나 대외변수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의 센티먼트 변화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죽어야 사는 시장'이라고 말씀드려왔습니다.

국내증시에서는 이번 주 일부 기관의 로스컷과 함께 투매현상이 관찰됐지만 먼저 빠진 해외증시들과의 키맞추기 정도로 해석될 뿐, 방향키를 쥐고 있는 美증시의 경우 아직 단기 추세반전을 확신할만한 뚜렷한 시그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흐름입니다.

아래 VIX지수(두려움지수)의 느림보 상승은 아직 반등에 미련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심증'은 있으되 매수 베팅의 근거로 삼을 강력한 '물증'이 없는 시장입니다. 낙폭과대에 따른 자율반등에 희망을 담아볼 수 있을 뿐 반등의 당위성을 찾기는 어려운 S&P500지수의 모습입니다.

전저점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S&P500지수가 다음 주 강하게 돌아서지 못한다면 한차례 패닉을 경험한 이후에나 반등다운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요컨대, 돌파구를 찾지 못한 증시의 답답한 행보는 좀 더 이어질 공산이 커 보입니다. 굵직한 이벤트들이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함에 따라 어닝시즌에 거는 기대와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총체적 위기 속에서 어느 기업이 고유가의 파고를 잘 넘고 있는지 기업들의 체질과 성적표를 꼼꼼히 분석하고 선별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계속된 조정으로 각 종목들의 벨류에이션은 역사적 밴드 하단에 이를 만큼 매력적인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주식시장은 언제나 적절한 핑계를 명분삼아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때론 거친 호흡을 하며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적정 벨류에이션을 크게 밑돌기도 합니다.

끊임없는 거래를 통해 등락하지만 종국에 주가는 적정 벨류에이션에 회귀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현재 대부분 종목들의 주가는 적정 벨류에이션 아래쪽을 향해가는 상황입니다.

단기적 관점에서 매수에 뛰어들기에는 위험요인이 너무나 많이 산재해 있는 시장입니다. 그러나 현 국면에서 비관론자가 얻을 수 있는 한계이익은 낙관론자에 비해 적어 보입니다. 현구간에서 추가 하락 시 비관론자들이 '적극 매수'의 용기를 보여줄지도 의문입니다.

긴축정책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위축과 고유가 등 각종 대외변수, 내부 수급불균형 등 전반적인 증시 환경이 불투명하고 어둡지만 장기적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위기는 기회다'라는 격언이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단기 저점을 찾아 초단기 수익을 얻으려는 무모한 노력을 경계하고 긴 호흡으로 시장에 임한다면, (제반 악재들의 노출과 주가의 경기선행 속성)을 감안시 향후 나타날 조정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어느 때보다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저평가 실적우량주를 전제로 시황과 무관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며, 단기 투자자의 경우에는 다음 주 초반 글로벌 증시의 방향성을 좀 더 체크하면서 실적개선 가시성이 높은 어닝시즌 수혜주들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리해 보입니다.

지독한 무더위를 타개해줄 뉴욕증시의 시원한 반등을 기대해 봅니다.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았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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