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흔들리는 수출, 반도체마저 꺾이면…

입력 2018-12-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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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일)은 ‘55회 무역의 날’이다. 1964년 수출 1억 달러 돌파를 기념하고 수출입국을 다지기 위해 제정됐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11월까지 5572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2% 늘었다. 연간으로는 6000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 세계 6위 수출 규모다.

수출이 우리 경제성장의 견인차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내수·투자·고용 모두 심각한 부진에 빠진 지금 수출 홀로 나라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최고 실적이 반갑지만, 수출 구조를 뜯어보면 앞으로 불안 요인만 산적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우선 수출증가율 하락세가 뚜렷하다. 올 1분기 증가율은 9.8%였는데 2분기 3.1%, 3분기 1.7%로 떨어졌다. 게다가 반도체 단일 품목의 수출비중이 절대적이다. 11월까지 반도체 수출은 1130억54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21.1%를 차지해 작년 17.1%를 크게 웃돌았다. 수출증가율도 34.0%에 이른다. 반면 다른 주력상품인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철강 등은 증가세가 급속히 둔화했거나 감소를 면치 못했다. 수출 호조는 반도체 착시(錯視)에 다름아니다.

문제는 반도체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올해 1월 53.3%를 찍은 후 줄곧 하락해 11월 11.6%로 위축됐다. 세계 반도체 경기의 ‘슈퍼 사이클’이 지났다는 분석과 함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선 까닭이다. 반도체 리스크는 커져가고, 대체산업도 보이지 않아 한국 수출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이미 내년 수출기상도는 먹구름이다. 산업연구원은 ‘2019년 경제·산업전망’에서 주력산업 수출의 대폭 둔화와 감소로 비관했다. 반도체 수출증가율이 내년 9.3%에 그치는 것을 비롯, 정유·석유화학, 일반기계, 2차전지 증가율이 낮아지고 자동차, 철강, 디스플레이, 섬유 등의 수출은 줄어든다는 전망이다. 전체 수출증가율도 올해 6.4%에서 내년 3.7%로 뒷걸음칠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 변수인 미중 무역전쟁이 일단 휴전에 들어갔지만, 향후 순조로운 협상을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기술패권을 둘러싼 충돌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대중 수출비중은 작년 24.8%, 대미 비중은 11.9%로 두 나라 합쳐 36.7%에 이른다. 양국의 교역 감소와 경기 둔화, 글로벌 교역 위축은 우리 수출에 직격탄을 안길 수밖에 없다.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데 수출마저 가라앉는 상황은 한국 경제의 비상한 위기다. 정부는 수출구조 고도화, 시장 및 품목 다변화를 적극 추진한다지만 늘 같은 얘기다. 민관이 힘을 모아 비상한 대책을 세우고 총력 대응 체제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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