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시대’ 문 연 애경그룹… 채형석 ‘회장 승진’ 신호탄

입력 2018-09-05 10:23 수정 2018-09-0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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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에 CEO 물려받을 것” 관측… 유통·항공 확장 능력 인정 받으며 ‘3S 전략’ 퀀텀점프 준비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42년 만에 그룹 본사를 홍대로 이전한 채형석(58)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회장 승진으로 ‘홍대 시대’ 개막에 방점을 찍을지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5일 재계 안팎에서는 애경그룹 본사 이전을 계기로 채 총괄부회장이 모친인 장영신(82) 회장으로부터 자리를 물려받아 최고경영자(CEO)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관측이 비단 최근에 불거진 것은 아니다. 장 회장이 고령인 데다 채 총괄부회장이 2000년대 중반부터 사실상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어서다. 다만 채 총괄부회장이 2세 경영인답지 않게 겸손하고 소탈한 데다 자리에 큰 욕심이 없어 부회장직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경그룹은 창업주 고 채몽인 회장이 1954년 6월 애경유지공업을 설립해 생필품인 세탁비누를 생산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70년 채 회장이 사망하면서 2년 뒤 장영신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해 경영 전면에 나섰다. 장 회장은 1976년 본사를 공장으로 이전해 ‘구로시대’를 열었으며 1985년 영국의 유니레버사와 합작사인 애경산업을 설립했다. 또 1993년에는 애경백화점 구로점을 오픈하면서 유통업에도 발을 들였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2002년 애경그룹 부회장, 2008년 말 총괄부회장에 오르며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기존 화학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항공과 유통으로 다각화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제주항공 설립은 채 총괄부회장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제주항공 설립 당시 애경그룹이 항공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채 총괄부회장은 항공사업을 밀어붙였다. 2006년 6월 첫 취항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5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09년에는 면세와 항공사업 둘 중 하나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몰렸고, 채 총괄부회장은 결국 면세사업을 롯데그룹에 매각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채 총괄부회장의 선택은 적중해 제주항공은 2011년 흑자로 전환, 애경그룹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작년에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3.4% 올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서는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채 총괄부회장은 2012년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하고 작년에 각자 대표체제로 조직을 개편해 대표이사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했다. 올해 초 그룹의 모태인 애경산업을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42년 만에 본사를 이전해 홍대 시대를 열었다.

홍대 이전은 명실상부하게 채 총괄부회장의 시대를 알리는 상징이라 할 만하다. 채 총괄부회장은 2008년부터 신사옥을 직접 구상하고 이전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신년 임원 워크숍에서 “올해 홍대 시대를 열어 젊은 공간에서 ‘퀀텀점프’를 할 것”이라며 “새 도약의 시작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쾌적하고 효율적인 근무환경에서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세부 경영방침으로는 3S(SMART, SEARCH, SAFE)를 내세웠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비교적 ‘조용한 경영자’로 평가되던 채 총괄부회장이 적극적 행보로 경영 전면에 나섬에 따라 CEO에 오를 시기가 임박한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채 총괄부회장은 6월 말 기준 그룹 지주회사 AK홀딩스의 지분 16.14%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모친 장영신 회장(7.43%)과 형제 등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한 지분은 모두 64.8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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